썩은 배추, 수입양배추로 농심은 멍들어
썩은 배추, 수입양배추로 농심은 멍들어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09.14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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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불안 틈타 외부요인으로 유통시장 교란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지난 8일 서울 가락시장에 반입된 낮은 품위의 정부 비축 물량.
▲지난 8일 서울 가락시장에 반입된 낮은 품위의 정부 비축 물량.

요즘 들어 산지유통인은 정부가 출하한 썩은 무배추와 수입산 양배추를 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올해 엽근 채소는 긴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나쁜 생육상태와 어려운 작업 여건 속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비축물량을 풀어 수급상황을 맞추려 애를 쓰고 있지만 무리하게 내놓은 비축물량의 품질이 좋지 못해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도 중도매인에게 외면을 받기도 했다. 또 양배추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 전국의 공영도매시장에 수입양배추의 반입 사례가 늘고 있어 산지유통인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 산지유통인은 가격이 오르면 정부의 비축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정부가 푼 농산물의 품위가 낮아 국내산 농산물의 이미지까지 영향을 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최소한 공영도매시장에 비축물량을 내놓으려면 일반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수준의 농산물을 내놓아야 함에도 가격만을 바라보는 정부의 행태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정부물량이 가락시장에 풀렸을 때마다 품위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급격하게 오른 농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 보다 빠르게 비축물량을 풀다보니 일부 농산물에 품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철저한 관리를 통해 비축물량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말부터 중국으로부터 양배추가 수입돼 공영도매시장에 풀리고 있어 농민들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왕래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양배추 가격이 급등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산 양배추가 국내로 반입되고 곧바로 공영도매시장에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양배추 농가들은 지난해 수입양배추의 공영도매시장 내 반입으로 한바탕 소동을 벌인 바 있어 또 다시 재연되는 상황을 곱지 않은 시선을 바라보고 있다.

한 양배추 생산농가는 공영도매시장 내에서 수입산 농산물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농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법을 고쳐서라도 수입산 농산물이 공영도매시장 내에서 경락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농민들이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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