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천적 방제 대책 없는 정부, 양봉농가 ‘한숨’
꿀벌 천적 방제 대책 없는 정부, 양봉농가 ‘한숨’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0.09.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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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검은말벌 인한 피해액 연간 약 1,700억 원
전 지역 개체 수 증가 곳곳 출몰…퇴치 필요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꿀벌의 최대 천적인 등검은말벌의 활동시기가 다가옴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방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양봉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등검은말벌은 꿀벌의 최대 천적으로 관련 논문에 의하면 양봉꿀벌 10개 봉군이 등검은말벌의 공격을 받아 폐사하는데 일주일밖에 안 걸리며, 2~3주 간 50개 봉군이 초토화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등검은말벌으로 인한 피해액은 연간 약 1,7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허나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등검은말벌에 대해 주무부처인 환경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퇴치계획을 전혀 수립하지 않고 있어 양봉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생물에 대해선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가 직접 방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지자체에 퇴치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고보조토록 돼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퇴치사업 보고가 없다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고, 정부차원의 직접 방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주무관은 “베스·블루길 등을 비롯한 30여 종의 생태계교란종에 대해 60여 곳의 지자체가 퇴치사업을 보고해 5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정부에서 자체적으로 등검은말벌 퇴치작업에 나설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양봉농가들은 올해는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등검은말벌의 출현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출몰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등검은말벌 퇴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는 유례없는 흉작을 맞아 생산량이 평년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데에다 장마로 많은 양봉농가들이 수해를 입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고 있어 등검은말벌로 인한 피해라
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봉협회 관계자는 “등검은말벌을 방제하기 위한 연구사업은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 실질적인 방제대책은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라며 “등검은말벌을 잡기 위한 트랩이 농가당 총 300만 원 범위 내에서 융자 지원되고 있지만 트랩으로는 사실 한계가 있다. 농가의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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