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업]“나 떨고 있니”…21대 국회 첫 국감 본색 찾을까
[뉴스픽업]“나 떨고 있니”…21대 국회 첫 국감 본색 찾을까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9.28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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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본연 기능·역할 無 ‘무용론’ 팽배…행정부 견제 못해
여야 간 정치적 이슈 매몰 요식행위 끝나는 경우 많아져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예전 국정감사장의 모습을 보면 전운이 감돌 정도로 무거웠고 엄숙했다. 국정감사 위원들 말 한마디에 피감기관인 정부 수장들이 질의 하나하나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주 중요한 기능이다.

국회가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정부 기관들은 국감 기간만 다가오면 비상이 걸린다. 그만큼 국감 기간 내내 국정감사 위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와 질타가 쏟아져 행정부의 민낯이 밝혀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순기능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언제부터 국감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꿰뚫어 실책을 지적하거나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질의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감장에 가면 활력이 넘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동감이나 역동성을 느낄 수 없었고, 작년이나 재작년에 나왔던 내용을 반복하는 재탕, 삼탕 수준의 질의가 이어지면서 예전의 본색은 사라진지 오래돼 버렸다.

더욱 문제는 각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배정된 국정감사 위원들은 국감장에서 거의 전투력을 상실하는 모습(피감기관 대상자와 농담 따먹기를 하거나 찬양 일색의 칭찬을 늘어놓는 등)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에 여야 간 정치적 이슈가 있으면 국감장에서 그 이슈 때문에 국감이 파행되거나 진행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단적인 예가 지난해 있었던 조국 사태다.

그 당시 모든 이슈가 조국에게 묻혀 제대로 국감이 진행되지 못했고, 심지어 ‘조국 국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처럼 국회가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할 국감장에서 서로 정쟁에 매몰돼 피감기관들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자 국감이 요식행위로 일단락되는 사례가 많아져 국감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피감기관들은 “하루만 잘 버티면 된다”는 식의 시간 때우기 전략을 펼치며 국회를 우롱하고 자신의 치부를 감추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국감에서 지적된 사항들에 대한 후속조치나 개선을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국감의 무기력화는 결국 고스란히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온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확정된 일정은 아니지만 여야 간 합의에 의해 오는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21대 국회 첫 국감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회가 국감의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행정부를 견제하고 실책을 바로 잡아 국민의 삶이 보다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21대 국회 첫 국감이 중요하다. 본래의 모습을 찾느냐, 아니면 또 다시 실망감만 안기느냐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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