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초점]쌀 수급 “괜찮다” 對 “안 괜찮다”
[이슈초점]쌀 수급 “괜찮다” 對 “안 괜찮다”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0.13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수급 균형’ 수준 vs 10만 톤↑ 부족 전망
식량부족 발생 시 안정적 식량공급 불가능할 듯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올해 쌀 예상생산량이 지난해(374만 4,000톤) 대비 3.0% 감소한 363만 1,000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최근 10년간(2010년부터 2020년) 생산량 수치 중 최저 생산량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재배면적 감소(-0.5%)와 10a당 생산량 감소(-2.5%)로 쌀 생산량이 전년대비 11만 3,000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매년 쌀 소비량 감소 추세 등을 감안하면 예상 수요량 감소폭이 올해 생산량 감소폭과 비슷하기 때문에 수급 균형 범위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주장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쌀 소비량(59.2%) 대비 신곡 예상 수요량이 370만 톤 내외 정도이기 때문에 예상생산량과 비교 시 7만 톤 가량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예전부터 쌀 예상생산량과 확정 생산량 간 통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차이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에도 쌀 예상생산량이 377만 9,000톤으로 예측됐지만 최종 확정 생산량은 374만 4,000톤이 나와 약 3만 5,000톤 가량 차이를 나타냈다.

올해도 이 같은 차이를 보인다면 실질적으로 신곡 예상 수요량 대비 쌀은 10만 톤 이상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10월말 기준 정부양곡 재고가 106만 톤 수준으로, 2020년산 수확기 공공비축(35만 톤, APTERR 포함)까지 감안할 경우 수급 불안 시 정부의 공급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기에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양곡 재고 중 밥쌀용 수치는 60만 톤 규모(나머지 가공용)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식용으로 쓸 수 있는 2019년산 재고를 제외하면 적정 수준의 재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더욱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제기되고 있는 식량안보 문제에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지 못한 채 식량작물 중 유일하게 자급률 100%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쌀 생산을 억제하는 정책에 매몰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농식품부는 쌀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논 타작물 사업 등 생산규제정책을 펼쳐왔으며, 앞으로도 밀·콩 등 자급기반 확보를 위해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식량자급률은 45.8%이고, 쌀 92.1%, 밀 0.7%, 옥수수 3.5%, 콩 26.7%로 다수 품목의 자급률이 바닥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쌀을 제외하고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작물이 없다는 것.

특히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주식인 쌀 자급률이 2016년 104.7%에 달했으나,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90%대도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한 농업계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들은 과도할 만큼 주력 식량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쌀이 남아도니까 억제해서 다른 작물의 자급률을 높이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하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쌀 이외의 작물 자급률을 높이기 전 식량위기가 찾아와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터진다면 과연 지금의 구조에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 작물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