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수입농산물 소비 앞장서…농민 ‘분노’
농협, 수입농산물 소비 앞장서…농민 ‘분노’
  • 김수용,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0.15 16: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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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양파 수탁판매·수입 농산물 원료 등 사용
규탄 기자회견 열려…“설립 취지 망각” 비판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이은용 기자] 

국산 농산물 판매에 앞장서야 할 농협이 본분을 망각하고, 수입 양파 판매 등 수입산 농산물 소비에 열을 올리고 있어 농민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전국의 양파생산농가들은 지난 14일 대전광역시 노은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대전원예농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입산 농산물 경매하는 대전원예농협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병덕 협회 사무총장은 “대전원예농협이 운영하는 노은동공판장에서 수입양파가 경매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에 전국의 양파 농가들은 분노를 넘어 절망감마저 느끼고 있다”며 “민족은행 농협, 농민의 대표 농협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농협이 국산양파 소비를 위한 사업이 아니라 수입양파 소비를 위한 사업을 하는 대전원예농협은 어느 나라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는 이번 대전농협공판장의 수입양파 경매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경위를 파악하고 이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더 철저히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면서 “또한 수입농산물을 취급하는 농협에 대해서는 정부정책사업과 농협중앙회 지원 사업에서도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가 지난 2016년 제과업체인 오리온과 국산 농산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321억 투자해 설립한 오리온농협㈜의 대부분 제품들이 국산 농산물 원료보다는 수입산 원료를 더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오리온농협 6개 상품의 국산 농산물 사용 비율이 평균 16%밖에 되지 않는 것에 비해 수입산 농산물 사용 비율은 80%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 국산 농산물 사용현황을 살펴보면 전 제품의 총 생산량이 1만 3,601톤인 것에 비해 국내산 원료 사용량은 2,243톤에 불과했다.

이에 홍 의원은 “대부분의 제품에서 국산 농산물 사용이 저조한 것은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려는 오리온농협의 당초 설립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국산 비중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설립 목적에 맞는 운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좋지 않은 기상여건 탓에 생산비가 천정부지로 올라 판매가격이 비싸도 남는 게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수입산 농산물이 공영도매시장에 풀리는 것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어떻게 농협이 앞장서서 수입농산물 판매하고, 앞장서서 쓰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농협이 계속해서 설립 취지를 망각하고 이런 행보를 계속 보일 경우 230만 농민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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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촌놈 2020-10-15 21:42:08
양파재배 농민들도 힘든상항인데 중국산양파 대량 수입은 잘못된것 입니다. 농협이 진정한 농민들 을 위한 농협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