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민낯’…농약 밀수부터 전관예우까지 도 넘어
농협의 ‘민낯’…농약 밀수부터 전관예우까지 도 넘어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0.1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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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무역 수년째 농약 배 봉지 밀수 적발
농업 관련 고위직 인사들에게 과도한 전관예우
홍문표 의원 “농민 위한 조직 맞나…조사해야”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농민을 위한 조직인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NH농협무역이 살충제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된 농약 배 봉지를 일본을 통해 밀수해 농가에 판매해오다 단속기관 적발로 고발돼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밀수농약 단속기관인 농촌진흥청을 통해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결과, 농협무역은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살충제로 사용되는 다이아지논 등 7가지 농약성분이 함유된 배 봉지 1,000만개, 4만 6,902kg를 농약 수입 신고 없이 일본으로부터 밀수해 국내 배 농가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122만개 상당의 농약 배 봉지를 밀수해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었으나 농진청의 일제 단속에 적발돼 유통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농협무역의 농약 배봉지는 지난해 수출용배의 잔류농약 기준 초과로 유통되는 과일 봉지를 점수 검사하다가 유일하게 적발된 사례이며, 그동안은 아무런 행정기관의 제재 없이 일본의 같은 회사로부터 수입해 농가에 보급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농협이 전임 회장을 비롯한 농업 관련 고위직 인사들에게 과도한 전관예우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5년간 농협이 전임 회장을 비롯한 고위직 퇴직자 19명에게 월 200만 원에서 최대 월 1,000만 원에 달하는 고문료를 챙겨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총 지급된 고문료는 총 10억 500만 원 상당으로 고문단 중에는 농협업무와 관련성이 전혀 없는 민주당 정치인 출신의 신 모 전 국회의원(농협물류 고문)과 김 모 전 화성시 부시장(농협유통 자문위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임기만료 시점인 올해 11월과 내년 8월까지 각각 월 300만 원씩 총 3,600만 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고문직들은 애초에 계열사별로 고문위촉제도가 없음에도 챙겨야할 퇴직 임원이나 고위직들이 생기면 상시로 채용 근거 없이 고문직과 자문직을 위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농협이 설립 취지를 잊고 농약밀수부터 과도한 전관예우까지 온갖 취지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자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홍문표 의원은 “다른 조직도 아닌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에서 수년간 밀수로 농약봉지를 수입해 판매해 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 한다”며 “이 같은 불법을 자행해온 농협무역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농협과 무관한 인사들에게 아무런 근거도 없이 ‘챙겨주기용’ 고문료를 지급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농업계 관계자도 “농협이 점점 이성을 상실해 가는 것 같다. 어떻게 농협이 농약밀수까지 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더 이상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농협을 적극 조사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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