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말이 아닌 실질적 농업예산 증액 이뤄지길
[이 부장의 시선]말이 아닌 실질적 농업예산 증액 이뤄지길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0.23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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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이솝 우화 중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가 있다. 양치기 소년은 산에서 양을 치면서 심심풀이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하며 소란을 일으켰다. 동네 어른들은 소년의 거짓말에 속아 소년을 구하기 위해 산으로 오지만 모두 헛수고로 끝났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은 이런 거짓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느 날 정말 늑대가 나타났지만 어른들은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아무도 도우러 가지 않아 결국 양치기 소년의 모든 양이 늑대에 의해 잡아먹혔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뭘까. 사람은 여러 번 거짓말을 계속하면 나중에 진실을 말해도 타인이 믿을 수 없게 된다. 평소에 정직하게 생활하면 필요할 때 타인으로부터 신뢰와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교훈이다.

지난 19일 농업계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위원들이 기재부 예산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농업예산 증액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예결위 위원장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농업예산 증액을 한 결 같이 요청했다고 한다.

특히 이만희 의원은 농업예산은 최소한 국가예산 대비 3% 수준(정부안 대비 약 1조원 증액)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재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기재부 안도걸 예산실장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이처럼 국회가 직접 나서 농업예산 증액에 나서는 모습에 농민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매년 농업예산 문제는 데자부처럼 계속 똑같은 반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현장에서 요구하는 범위 밖에 예산안을 세우면 농민단체가 농업예산을 대폭 증액하라고 요구하고, 국회가 정부와 협의해 농업예산을 증액하겠다는 레퍼토리는 변하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이런 레퍼토리의 결말은 항상 불만족스럽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농업예산 편성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결국 정부의 반대에 부딪쳐 졸속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국회의 움직임이 반갑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뻔한 결론에 기대조차 안하고 있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와 국회에 농업예산과 관련해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도 농업예산은 증액돼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와 자연재해 증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 여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할 수 있게 농업예산이 뒷받침 돼야 한다.

이번만큼은 말이 아닌 실질적 농업예산 증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가 큰 역할을 다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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