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척 세 번 '111'···한우 먹는 날 됐다
엄지 척 세 번 '111'···한우 먹는 날 됐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10.29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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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 한우고기 향기 물씬
2020년 황금송아지 경품까지 '풍성'


2008년 11월 1일은 한우산업의 역사적인 날로 기록된다. 한우의 날 부대 행사 성격이었던 '한우먹는 날'이 본격 출범한 날이어서다. 당시 한우먹는 날 선포문에는 "오늘 11월 1일 우리는 한우가 최고, 제일, 으뜸이라는 뜻을 담아 1년 삼백예순날 가운데 1자가 세 번 겹치는 이 날을 택일해 해마다 이 날 하루만큼은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한우의 맛을 즐기고 한우의 의미와 가치를 새기는 날로 삼아 세계만방에 우뚝 서도록 11월 1일을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한우의 날'로 선포하는 바이다"라고 적었다.
 

2008년 11월 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1회 '한우의 날' 기념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날' 행사에 참석한 남호경 전 전국한우협회장, 이낙연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한우의 날 기념해 축하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전국한우협회)
2008년 11월 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1회 '한우의 날' 기념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날' 행사에 참석한 남호경 전 전국한우협회장, 이낙연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한우의 날 기념해 축하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전국한우협회)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2008년 한우먹는 날 행사 치를 때) 대단했어요. 전 사실 한우 홍보대사로 최불암이나 최수종, 하희라 등 무게 있고 국민들에게 친근한 연예인을 생각했어요. 그런데 협회에서는 당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효리를 기용했죠. 올림픽공원에서 사인회도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인 거예요. 국민들한테 한우먹는 날을 각인시키는 데는 더할 나위 없는 홍보가 됐었죠." 한우먹는 날 제정 당시 전국한우협회를 이끌었던 남호경 전 회장은 2008년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효리 팬사인회부터 공중파 생방송까지
국민 핫이슈 등극 '한우먹는 날'의 기록
 
농민단체에서 이효리의 기용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당시 숱한 이슈를 뿌리며 카메라를 몰고 다녔고, X세대의 상징에서 섹시퀸으로 등극한 그녀는 한우와 케미가 맞지 않는다는 이견도 있었다.

한우먹는 날을 홍보하기 위해 팬사인회까지 개최했던 이효리는 샛 노란색으로 머리까지 염색해 전통을 강조하는 한우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더욱 고조됐지만 한우를 들고 웃는 모습만으로도 '대중의 높은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고 연예인의 '한방'은 당시 폭발적인 국민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제1회 한우의 날은 서울 올림픽공원과 전국 8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공중파에서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편성해 방송하는 등 이례적인 행사로 족적을 남기며 '한우데이'로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떼게 된다.
 
'원산지 표시제한우먹는 날 제정 불씨
"전 국민에 한우 대접하자중지 모아
 
한우먹는 날은 음식점 원산지 표기 법제화가 단초가 됐다. 당시 수입산 쇠고기가 국내산 쇠고기로 둔갑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한우협회에서는 한우가 국내산으로 팔리는 유통 문제 해결이 한우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사업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역량을 집중, 전방위적 활동을 통해 법제화에 성공시킨다.

당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뒷받침되면서 협회에서는 국민들에게 보답하고 양질의 먹거리인 한우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우먹는 날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남호경 전 회장은 "지금 우리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유통은 형편없었다"면서 "당시 법제화를 성공시키고 국민들에게 감사 표시의 한 방법으로 한우먹는 날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방방곡곡에 한우고기 향기가 물씬 풍기도록 전 국민에게 맛있는 한우를 대접하자는 게 한우먹는 날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2018년 개최된 대한민국이 한우먹는 날은 과거 기념식 위주로 진행된 행사에서 벗어나 숯불구이 축제와 연계, 이후 소비자와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개최된 대한민국이 한우먹는 날은 과거 기념식 위주로 진행된 행사에서 벗어나 숯불구이 축제와 연계, 이후 소비자와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하나의 명절 자리매김 '한우먹는 날'
한우 가격까지 '쑥쑥농민 '함박웃음'

한우산업은 두 번의 성수기가 존재한다. 설과 추석 등 양대 명절이다. 이 시기 축산물 도매시장에는 밀려드는 도축 수요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양대 명절 전후로는 급속한 비수기에 빠져든다. 특히 경기가 좋지 않아 한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 상황은 더욱 나빠지기 일쑤다.

업계에서는 '한우먹는 날'을 명절에 버금가는 성수기로 만들기 위한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기 시작한다. "한우는 숯불에서 구워야 제맛"이라는 콘셉트로 기획한 한우 숯불구이 축제는 한우먹는 날과 결합하면서 한우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기념식 중심이었던 한우먹는 날을 2018년부터는 소비자와 함께하는 진정한 축제로 만들자는 전략 아래 전 국민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날로 만들었다"면서 "11월 1일을 겨냥, 대대적인 한우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명절로 각인된 한우먹는 날은 도매시장 가격까지 들썩이게 하면서 안정된 한우산업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억소리' 나는 경품 무장한 2020 한우먹는 날
김홍길·민경천·박세리 토크콘서트
 
2020년 한우먹는 날은 1,000만 원 상당의 황금송아지 등 다채로운 경품과 행사로 소비자를 찾는다. 한우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도 준비하는 등 11월 1일에 맞춰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황홀하게 할 콘텐츠 등의 스탠바이를 마치고 국가대표 골프 감독 박세리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한우먹는 날 개막 영상을 11월 1일 11시에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한우 홍보대사인 배우 남궁민은 영상 축전으로 한우먹는 날의 성공과 한우산업 발전을 기원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번 행사를 기념해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에서는 전국 대형마트와 농축협매장, 한우영농조합 및 온라인 몰 등에서 한우 정육 및 구이 등을 최고 46%까지 할인 판매에 돌입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을 위한 한우 구매 인증 온라인 이벤트도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11월 1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모든 매장에서 한우를 구매한 영수증과 사진을 이벤트 페이지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총 1,101명에게 황금송아지(111g, 1명), 의류관리기(2명), 김치냉장고(3명), 태블릿PC, 한우세트 등 군침을 흘릴만한 고가의 경품이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11월 2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제로 페이에서 한우 사랑상품권이 모바일 형태로 발행돼 한우를 더욱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모바일 한우 사랑상품권은 제로 페이에서 20% 할인된 금액에 판매한다. 한우 사람 상품권은 우리 한우 판매점에서 한우를 구입하거나 식사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이 가능한 매장 정보는 ‘한우유명한곳’ 사이트에서 알 수 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한우는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농업의 기둥이자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더욱 큰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며 “11월 1일 한우먹는 날 만큼은 온 국민이 한우를 부담 없이 맛보고 소비자와 한우농가 모두에게 즐겁고 행복한 날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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