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최근 가장 많이 보이는 뉴스가 쌀값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밥상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는 기사들이다. 심지어 “쌀값이 금값이어서 쌀 사먹기가 겁나요” 등 마치 쌀값이 올라 서민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산지 쌀값은 80kg당 21만 9,288원, 15일에는 21만 4,296원, 25일에는 21만 3,956원으로 평균 21만 5,846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물론 수치상 서민들에게 지금의 쌀값이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결코 쌀값이 터무니없이 오르거나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
그렇다면 10월 평균 가격을 20kg으로 환산하면 5만 3,961원이 나오는데, 이를 10kg으로 나누면 2만 6,980원이고 1kg으로 환산하면 2,698원이 나온다.
밥 한 공기를 100g으로 치면 쌀 1kg이면 열 공기가 나온다. 다시 말해 밥 한 공기는 269원에 불과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볼 때 절대로 비싼 가격이 아니다.
믹스 커피 한 개의 가격(가장 저렴한 브랜드 300원)과 비교해도 싸고,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가격과 비교했을 시에도 100g당 가격은 저렴하다.
보통 컵라면 하나의 무게가 110g을 넘는데 가격은 1,000원을 넘는 것을 보면 밥 한 공기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지 간접 비교할 수 있다.
쌀값은 지난 20년여 간 물가상승률에 비례해 오른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실질적으로 우리 밥상에서 쌀값만은 물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물가지수(신선식품)에서도 쌀이 차지하는 비중(5%내외)은 매우 낮아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통계상 수치도 있다.
왜냐면 쌀 20kg 한 포대를 살 경우 4인 가족의 경우 한 달 이상을 먹을 수 있는 양이기 때문에 가계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사실에 입각한 내용을 보도해야 할 이들이 지금 쌀값에 대해 너무 왜곡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과 마찬가지다.
농민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어 한다.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지만 쌀값이 올라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식의 기사 때문에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할 농민들의 손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최근 쌀 생산자의 소득은 거의 반토막이 날 지경이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실질 소득은 지난 20년 전보다도 떨어졌다. 그만큼 물가와 생산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쌀값이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과정에서 이런 일방적인 시선으로만 쓴 기사들이 도배되면 농민들은 정당한 대우를 받을 기회조차 잃는 것이다.
‘일미칠혈’이라는 말이 있다. 쌀 한 톨에 농민의 피땀 7방울이 들어간다는 한자성어다. 농민들은 국민들에게 고품질의 쌀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이상 쌀값을 단순히 숫자와 그래프로 비교해 보는 것보다 거기에 들어가 있는 농민의 땀방울과 매일 먹어야 하는 쌀의 소중한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 지금의 쌀값은 결코 비싼 게 아니라 정상적인 가격으로 회귀하는 과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