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젖 떼는 새끼돼지에겐 유산균이 필요하다.
[기고] 젖 떼는 새끼돼지에겐 유산균이 필요하다.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20.11.0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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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김조은


[농축유통신문] 

돼지가 생애 최초이자 최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는 바로 이유할 때이다. 이유는 어미돼지와 떨어져 처음으로 사료를 먹는 과정으로, 새로운 환경과 사료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유 스트레스가 자돈에게 주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체내 균형이 무너지고, 장 손상, 병원균 감염 등의 문제가 생겨 영양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성장이 정체돼 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이유는 새끼돼지의 면역력이 가장 약한 시기에 이뤄진다. 돼지는 태어난 직후 초유로 공급받은 면역물질로만 지내다가, 성장하면서 스스로 면역물질을 만들어 면역력을 완성한다. 이유 시기는 수동면역을 거의 다 사용하고 스스로 면역물질을 생성하는 능동면역을 시작하는 때라서 아직 면역물질 생성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진다.

새끼돼지의 면역력이 이유시기에 약해져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방법들이 제시돼 왔다. 그 중 가장 오래 연구됐고 직접적이며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방법은 생균제 즉, 유산균을 먹이는 것이다.

유산균은 장에 도달하면 급격히 성장하면서 유기산을 분비해 병원균이 자랄 환경을 없앤다. 그리고 장을 자극해 스트레스로 느슨해진 장 세포사이 간격을 촘촘하게 만들고,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병원균 감염을 예방한다. 최근 중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유시기에 유산균을 급여하면 설사가 감소하고, 체중증가량이 11.5%, 장내 유산균 비율이 11.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다양한 유산균이 이유자돈(젖 뗀 새끼돼지)에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새끼돼지에게 먹일 유산균을 고르는 방법은 제품에 표기된 보증균수가 가능한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보증균수가 많을수록 유산균이 살아서 장까지 도착하는 균수가 높아져 빠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정균수를 정확히 제시하긴 어려우나 적어도 106CFU/g 이상인 것을 골라야 한다. 포장지에 표기된 제조일자 혹은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가장 신선한 것을 고른다. 저장기간이 길어질수록 미생물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산균은 제품별로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새끼돼지에게 먹일 때는 가급적 제품에 표시된 방법과 용량을 지켜야 가장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신선한 유산균을 꾸준히 먹여야 돼지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적정 급여균수, 급여 기간 등 아직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젖떼기 시기 유산균 급여는 새끼돼지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어미와 떨어져 태어나 가장 큰 모험을 하는 새끼돼지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유산균을 활용한다면 이 시기를 보다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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