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이 빛낸 농업인의 날 발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사설] 대통령이 빛낸 농업인의 날 발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11.12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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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개최된 제25회 농업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2003년 이후 대통령이 농업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 것은 17년 만이다. 청와대에서 농업 관련 행사가 진행되고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했다는 것은 농업계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이번 행사는 유독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됐다. 올해 농민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장마와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올해 수해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 등으로 농업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고려, 사기를 진작시키고,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음을 예우하고자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석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초 대통령 참석 소식을 들은 농업계는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는 농업계에 유독 박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었으며, 그 결과가 예산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2021년 편성된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비중은 국가 전체 예산에서 2.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한국판 그린 뉴딜 사업에도 농업 분야는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농촌 태양광 사업 지원 △1,200개 농어촌 마을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등에 그치면서 농업 홀대가 극에 달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농업인의 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농민들의 불만을 알기라도 하듯 농업계를 예우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농민을 아끼는 마음으로 농정을 펼치고자 했던 조선시대 임금의 마음은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가 함께 가져야 할 정신“이라며 조선시대까지 소환하면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농업·농촌은 지속 가능한 미래의 주역이라든지 농업은 우리의 생명, 농민은 우리의 어머니이고 아버지라는 발언은 농업계를 향한 대통령의 배려가 묻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농촌을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앞으로 정부 경제정책과 사업에 농업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농업·농촌의 역할을 국가 균형 발전에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농민단체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환영하는 의견을 쏟아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농업인의 날에 참석한 대통령을 환영하며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농업계에서는 대통령의 의지를 의심하기보다 정부 당국자와 실무자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었다. 이번 행사로 농민들의 불만이 증명됐다는 이야기들이 솔솔 흘러나온다.

지금이라도 정부 당국자들은 대통령의 농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당초 대통령이 공약사항이었던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지금이라도 행동에 옮겨 증명하고, 농업인의 날에 발언한 대통령의 의지에 대한 후속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 실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농업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일이 현실화되길 전국 220만 농업인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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