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면초가’에 처한 낙농업
[기자수첩]‘사면초가’에 처한 낙농업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0.11.27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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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四面楚歌(사면초가)’는 낙농가의 현 상황을 정확히 대변한다.

줄어드는 우유급식과 물 밀 듯 몰려오는 수입유, 코로나19로 인한 소비부진은 낙농가의 목을 옥죄여오고 있다.

이러한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잉여원유를 책임지는 것은 또 낙농가다. 잉여를 막기 위한 생산량 4% 감축은 낙농가가 벗어날 퇴로마저 막아버린다.

올해 전국 원유생산량 예측치는 208만 5,000톤으로 예년수준인 205만∼210만 톤의 범위 안에 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유수급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바로 수입량의 증가와 학교 급식물량 감소다. 유제품 총소비량(1∼9월 누적)은 전년대비 3.6% 증가하고 있지만, 동기간 유제품수입량이 전년대비 6.4% 급증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학교우유급식 중단물량은 1일 약 460톤으로, 이는 전국 1일생산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이를 시중에서 소진시키기 위해 업체들은 피 튀기는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그 여파는 상당하다.

낙농가들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다면 잉여원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며 당연히 생산 감축 또한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입 모아 얘기한다.

그러나 낙농육우협회가 지난 3월부터 학교우유급식 중단물량에 대해 일본을 예시로 들며 시중과 격리해 처리할 수 있도록 대책방안 마련을 농식품부에 수차례 건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영향은 없으며 낙농가의 생산과잉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해 낙농가들은 크게 실망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낙농가들은 내년도 낙농예산 확충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국내 낙농산업의 붕괴를 막을 길이 없다고 전언한다.

2020년 현재 낙농가수는 5,000호가 떠나버린 4,800호이며, 우유자급률은 48.5%로 추락해 낙농업계의 위기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임금을 해결하지 못하는 낙농가들은 제 살을 깎아가며 유지하고 있다며 호소하기까지 한다.

이대로 간다면 언젠가는 우리 땅에서 자란 우유를 보기 힘들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전에 한시라도 빨리 정부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국내 낙농산업의 탈출구를 마련해주길 바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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