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9전 10기’ 삼계탕 세계화 ‘끈기·뚝심’ 먹혔다 
[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9전 10기’ 삼계탕 세계화 ‘끈기·뚝심’ 먹혔다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11.3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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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으로 각광 '삼계탕'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삼계탕은 예로부터 특별한 영양식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닭과 인삼의 조화로 균형 잡힌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 음식 중 하나다.

이유는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이 닭과 다른 첨가물들과 어울려, 몸 안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춰주면서 피로회복을 돕는 효능 때문이다.

삼계탕은 영계의 배 속에 인삼, 찹쌀, 마늘, 대추를 넣고 푹 고아 만드는 탕으로 인삼(, )과 닭(, )이 합쳐진 말이다.

언제부터 삼계탕을 먹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고려 시대 때 원기 회복 음식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초기 철기시대 이후 닭을 식용으로 사용해왔으며 백제 시대에 들어와 인삼을 일본에 수출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시대 이전부터 닭과 인삼으로 만든 요리가 있었으리라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1670년 발간된 국내 첫 한글 고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는 연계찜(영계찜)과 수증계(닭찜) 조리법이 나와 있다. 1942년에 발간된 조리서 <조선요리제법>에 소개된 백숙 조리법은 지금의 삼계탕과 거의 비슷하다.

이렇게 삼계탕은 오랜 세월을 지나며 명칭이 조금씩 변형됐지만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지켜온 약식동원 사상, 즉 좋은 음식은 약과 같다는 사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음식이다.

건강에 좋은 삼계탕이 최근에는 수출에 날개를 달았다. 코로나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한국의 유통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에 본지는 삼계탕 수출의 주춧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하림이 밝히는 수출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미래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삼계탕 수출길 어떻게 열렸나?

우리나라 삼계탕은 1970년대부터 일본과 대만 홍콩 등에 수출돼 왔다. 수출량이나 수출액도 크지 않았으며 일본수출에 편중돼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았다. 그러던 중 2014년 미국을 시작으로 2016년 중국, 2019년 아랍에미리트, 2020년 캐나다 등으로 수출이 시작됐다.

삼계탕 대미 수출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축산물이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삼계탕의 미국 수출은 지난 2004년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 정부에 삼계탕의 수출을 공식 요청한 지 10년 만에 이뤄졌다. 그동안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 검역당국의 서면조사, 2차례의 생산시설 현지실사를 거쳤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제도를 정비하고 시설을 보완해야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축산물은 신선육이건 가공육이건 일체 미국에 수출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축산물이 세계 최대의 축산물 생산 및 수출국인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식품안전 조건들을 충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정부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수출하려는 나라의 법령 및 제도, 검사체계, 도축 및 생산 공정상의 위생조건 등을 미국과 동등하게 할 것을 요구하는 이른바 동등성의 원칙이라는 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열처리 축산물인 삼계탕의 미국 수출이 10년이나 소요된 것은 이 동등성의 원칙에 막혔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삼계탕 수입허가를 요청하자 2004년 도축 가공 관리, 위생관리, 가축질병 관리, 잔류물질 관리, 이행, 삼계탕 제조공정 및 위생관리, 관계 법령 등에 대한 70개 세부사항에 대해 서면 질문서를 보냈고 우리나라 정부가 1차 답변서를 보내자 추가 질문서를 다시 보내 우리 정부가 2차 답변서를 또 보내야 했다. 서면조사가 완료된 시기가 2007년이었다.

미 검역당국은 이어 2008년 하림 등 제조업체에 점검단을 보내 6개 항목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 법적 권한 및 식품안전관리규정 위생관리 HACCP 잔류물질 관리프로그램 미생물검사 관리 프로그램) 및 작업장 시설 및 장비, 실험실, 훈련 프로그램, 작업장 자체 검사업무 등에 대한 실사를 한 뒤 동등성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우리 정부의 검역당국과 하림은 TFT를 꾸려 미국 실사단의 지적사항에 대해 보완 작업을 진행했고 20102차 실사에서 비로소 동등성 적합 판정을 받아냈다. 하림은 미 검역당국이 요구한 시설과 운영시스템을 보완하는데 만 2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후에도 미국 정부는 관련 법령 개정작업에 속도를 내지 않다가 20131127일에야 관련 법령 개정안을 공시하는 등 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미 농무부 산하 FSIS대한민국의 가금류 제품 미국수출 가능’ (Eligibility of the Republic of Korea To Export Poultry Products to the United States)이란 제목의 법령(FSIS-2012-0019) 개정안을 공시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돌입한 것이었다.

2014326일 마침내 개정 법령이 공표됐다. 한국의 가금류 제품에 관련된 법과 규정, 검사 시스템, 가공 과정 등을 심사한 결과 미국의 관련 규정과 식품안전 기준 등과 동등한 것으로 판단돼 미국으로 가금류 가공제품 수출 가능 국가목록에 한국을 추가한다는 내용이었다.

개정법령의 시행일은 60일 후인 527일이었다. 그렇다고 이날부터 곧바로 미국에 우리나라 삼계탕을 수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세부 절차의 까다로움도 만만치 않았다. 생산 작업장의 등록, 우리나라 검역당국이 대행하는 검역위생증명서의 양식, 포장지의 표기사항 등을 일일이 FSIS와 협의해 동의를 받아야 했다.

포장지의 표기사항이 최종 확정된 날이 724일이었다. 하림은 포장지 제작 작업을 진행한 뒤 당일 도계 당일 제품화 원칙에 따라 30일부터 미국 수출용 삼계탕을 생산할 수 있었다.

한편, 하림 삼계탕은 지난 1995년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권인 필리핀, 홍콩, 대만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국내 축산물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 4월에는 캐나다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2014년 하림 삼계탕의 미국 수출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2014년 하림 삼계탕의 미국 수출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삼계탕 대미 수출 어떤 의미 담겼나

한국산 삼계탕의 미국 수출은 단순히 수출 품목 하나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한국의 축산물이 미국에 수출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한국의 축산물은 기본적으로 미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축산물 생산국이며 축산육류의 기초 재료라 할 수 있는 사료곡물의 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한국은 미국이나 브라질 등에서 사료곡물을 수입해 만든 사료로 가축을 키우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특히 미국의 닭고기 산업은 역사나 규모면에서 세계 일류를 자처한다. 2013년 기준 생산과 소비량이 세계 1위이며 수출량은 2(1위 브라질)일 정도로 막강하다. 한국은 매년 상당량의 닭고기를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며 2013년에도 10만 톤 이상을 수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산 닭고기 제품이 미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어찌 보면 비정상적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삼계탕은 일반 닭고기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격 경쟁력과 다른 차별성을 가진 제품이라는 의미다.

또한 한국의 닭고기 산업이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미국의 수준에 이르렀음을 공인받은 것이다. 미국은 수입되는 모든 축산물이 미국의 법령과 검사 시스템, 위생안전 수준과 동일한 상태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동등성의 원칙이다. 한국이 미국에 삼계탕 수입을 요청한 것이 2004. 미국 정부는 무려 10년 동안 한국산 삼계탕의 생산 프로세스는 물론 한국의 검사시스템, 관련 법규 등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미국과 동일성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관철시킨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산 닭고기는 식품안전과 위생 수준에서 미국의 식품안전검역국이 인정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닭고기는 세계 어느 나라의 식품안전 수준도 통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국산 삼계탕의 미국 수출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이유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20144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삼계탕의 미국수출 허용이라는 선물을 가지고 왔다. 정상회담 후 발표한 양국현안 설명문에서 백악관이 삼계탕(Samgyetang)이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다.

한국의 정통 삼계탕은 기본적으로 미국 등 외국에서 생산할 수 없는 독특함과 한국의 문화가 담겨있는 식품이다. 미국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세계화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이미 일본이나 대만에 수출돼왔으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식품이어서 동양인들에게는 익숙한 제품이다. 다만 탕류를 낯설어하는 서구의 식문화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가 삼계탕의 세계화의 관건이며 미국시장은 좋은 시험대라 할 수 있다.

하림은 세계인 누구나 즐겨먹는 닭고기와 신비한 약효를 자랑하는 인삼, 기타 재료들이 균형잡힌 영양을 제공하는 삼계탕이야말로 한식 가운데서도 세계인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식이라며 한류와 잘 접목하면 미국의 주류시장은 물론 중동 유럽에도 시장에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삼계탕 미국수출, 한식 세계화 새로운 기회

우리나라 삼계탕은 그동안 일본과 대만 홍콩 등에 수출돼 왔다. 수출량이나 수출액도 크지 않으며 일본수출에 편중돼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았다. 하지만 대미 수출 과정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축산물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림은 미국 수출을 계기로 삼계탕을 하림이 만들고 세계인이 함께 먹는 한식 세계화'의 주력상품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식품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면서 완제품으로 세계화할 수 있는 품목이 삼계탕이 유일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삼계탕은 동양인들은 물론 중남미, 중동, 유럽에 이르기까지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에는 세계 각국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는데 그들에게 예외 없이 삼계탕을 대접하고 있으며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우리의 전통식품임에 틀림없다며 세계화를 자신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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