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하루 하루가 생지옥(生地獄)
[이 부장의 시선]하루 하루가 생지옥(生地獄)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2.11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현재 가금농가들은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은 삶일 것이다. 살아도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삶이 피폐해져만 가고 있다. 왜 닭과 오리 등을 키워야 하는지 존재 의미조차 느끼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

닭과 오리를 키워봤자 남는 것은 없고 빚만 쌓여가는 현실을 보면서 좌절과 고통만 받을 것이다. 특히 불신에 빠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욕을 먹어야 하는 하루하루 삶이 고통 그 자체 일 것이다.

이들을 응원하고 도와줘야 하는 정부 역시 이들을 학대하고 있다.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이들이 애써 키운 닭과 오리는 땅으로 매장되고 보상금이라고 쥐어주는 돈은 쥐꼬리만큼도 안 된다. 자식과 같은 심정으로 키웠던 가축들이 눈앞에서 땅에 묻히는 모습을 본다는 자체가 지옥일 것이다.

모든 잘못이 다 농가에 있다고 말하는 정부의 모습에서 이들은 할 말을 잃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정부에 싫은 말을 하는 순간 어떠한 불이익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지 닭과 오리를 키운다는 것 때문에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농가들은 좋은 환경에서 가축을 키워 소비자들에게 내놓으려고 하루하루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들의 노고를 인정해주고 응원해주는 목소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이 잘못했다고 정부는 규제일변의 정책을 펼치면서 이들을 옭아매고 있으며, 무엇보다 경제적 제재를 가하며 이들을 무력화 시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단적인 예가 AI 예방을 위해 오리농가에 사육제한을 하는 정책이다. 이 조치로 인해 오리 산업은 매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 강제 사육제한 조치로 오리 산업은 소비침체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제외하고 직접적으로 입은 피해만 1년에 최소 700∼800억 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계란 이력제 시행도 마찬가지다. 이미 난각 표시제, 축산물 표시 기준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란 이력제까지 시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하지만 정부는 안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이중 삼중 규제를 펼쳐 농가들의 옭아매고 있으며,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일방적인 규제정책으로 피해가 가중되고 있으며, 더 이상 버틸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이 땅에 가금농가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모든 닭과 계란, 오리 등을 다 수입해서 먹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규제는 또 다른 규제만 양성할 뿐이다. 정부는 축산분야를 제외하고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없애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유독 축산분야만 온갖 규제로 옭죄고 있다.

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려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정리하는 게 맞다. 왜 이들이 매일매일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들은 국민이 아닌가. 이들이 행복하게 일을 할 때, 이들이 풍족해질 때 가축질병도 사라지고 더 좋은 축산물이 국민들에게 공급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바란다. 이들은 죄인이 아니다. 정부가 보듬어주고 함께 가야할 파트너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