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 도입 후 ‘회센터’로 전락
대구 수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 도입 후 ‘회센터’로 전락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12.11 2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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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분산기능 쇠락하고 일반 소비자 거래만 늘어
관리사무소 "물량증가는 복합적 요인 작용한 것"


대구북부 수산물도매시장 전경.(사진에 나온 상호와 기사는 관련 없음)
대구북부 수산물도매시장 전경.(사진에 나온 상호와 기사는 관련 없음)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시장도매인 도입한 후 도매기능은 점차 상실하고 일반 소매거래만 늘고 있죠. 도매시장이 회센터로 전락했어요.”

대구북부 수산물도매시장(이하 대구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시장도매인 소속 영업인으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의 볼멘소리다.

대구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2008년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으로 나눴던 경매제를 폐지하고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했다. 도입 당시 기존의 도매시장법인 2곳을 시장도매인 2곳으로 변경하고 중도매인을 시장도매인의 영업인으로 이전시켜 영업을 지속했다. 즉 기존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은 시장도매인이, 중도매인의 역할은 영업인이 이어나간 것이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은 도매시장법인때보다 높은 마진을 남겼고, 영업인들한테 넘기면서 도매시장 경쟁력은 더 약화됐다는 게 시장 상인들의 전언이다. 시장도매인이 수산물을 매수 거래하면 시장도매인이 정한 단가에 수산물을 받아 영업인이 다시 팔다보니 거래비용이 상승한 것. 때문에 영업인으로 전락한 중도매인의 약 30%는 경쟁력이 악화돼 시장을 떠났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중도매인들은 거래비용 증가로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구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장사했던 한 중도매인은 “시장도매인이 수집과 분산을 병행하다보니 가격의 투명성도 낮아졌고 시장도매인의 마진도 붙여 수산물을 받다보니 가격 경쟁력이 없어져 결국 시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일부 유수 언론에서도 보도했다시피 일부 수산물의 경우 대형마트보다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도매의 기능은 거의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새롭게 영입된 영업인들은 도매기능을 목적으로 온 것보다 소매를 목적으로 들어온 영업인이 대부분이여서 도매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시장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러다보니 현재 대구수산물도매시장 1층은 바닷가 앞의 회 센터처럼 각종 활어 및 갑각류를 파는 영업인들로 가득하고, 2층은 상차림 식당이 들어서 있다. 실제로 대구수산물도매시장은 대구광역시의 홍보와 영업인들의 적극적인 판매로 인해 소매가 활발해져 연간판매물량이 늘어났다는 게 시장관계자의 전언이다.

대구수산물도매시장의 연간물량은 시장도매인이 도입된 2008년 9,534톤을 시작으로 2018년 2만 723톤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1만 2,689톤까지 줄었다.

대구수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 전 대표인 A씨는 “도매시장법인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는 경매로 투명한 가격이 보장돼 공영도매시장으로써 기능에 충실했지만 시장도매인제도 도입 후에는 가격이 투명하지 못하다보니 결국 소매시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면서 “당장은 소매가 활성화돼 물량이 늘어날지 모르지만 도매시장의 기능은 점차 쇠락의 길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북부 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대구수산물도매시장이 시장도매인 등의 한 가지 요소로만 발전했다고는 보기는 어렵고, 지하철 유치 등 접근성도 좋아지고 주변 인프라도 늘어나는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맞아 떨어져 대구 수산물도매시장이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도매기능도 시장도매인의 자료를 살펴볼 때 약 60% 정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매시장으로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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