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 한류 이끄는 수출 제왕, '딸기'
[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 한류 이끄는 수출 제왕, '딸기'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0.12.14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출계의 블루칩 ‘딸기’, 동남아 시장 넘어 세계로 ‘성큼’

일본 종자 이긴 한국산 딸기…겨울 과일 자리 노려
대평 딸기수출생산단지… 규모화로 수출 안정성 잡아

 

딸기을 들고 있는 윤갑수 한국수출딸기생산자연합회 회장(왼쪽)과 박희곤 딸기 생산 농가.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빨간 옷에 콕콕 박힌 노란 주근깨를 가진 딸기는 그간 겨울 과일의 제왕의 자리에 있던 감귤을 위협하며 큰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새콤달콤한 한국의 딸기는 호주나 미국산 딸기에 비해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 큰 과실을 가져 동남아의 열대과일과는 상반된 매력으로 고가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2018년도 기준 한국산 신선 딸기의 수출량은 약 4,397톤으로 동남아를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각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충청남도 논산시와 함께 딸기 수출의 메카로 유명한 경상남도 진주시는 올해 10월까지 누적 350만 톤을 달성하며 약 2,700만 달러로 몸집을 키워오고 있다. 올해 잦은 비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과를 보인 것이다. 진주시 딸기 수출량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진주시 대평면에 위치한 딸기수출농업단지는 약 600동의 딸기하우스를 통해 꾸준한 수출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새콤달콤한 매력으로 해외시장을 활보하는 겨울 과일의 제왕 ‘딸기’. 딸기 수출의 선봉에 서있는 윤갑수 한국수출딸기생산자연합회 회장과 박희곤 딸기 생산 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비롯해 홍콩과 싱가포르까지 진주 딸기의 명성이 자자합니다. 낙동강의 맑은 물을 가득 머금은 진주시의 딸기는 품질부터 맛까지 전 세계 어느 딸기와 견주어도 일등입니다.”

지난 7일 경남 진주시 대평면 대평딸기수출농업단지에서 만난 윤갑수 회장은 “한국산 딸기는 수출효자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진주시에서 자란 딸기는 고급과일로 해외 각국에서 수요가 끊이지 않습니다”라고 자랑했다.

국내 최대 딸기수출단지인 대평면은 한창 수확철을 맞아 분주히 돌아간다. 2004년부터 16년간 이어져온 수출의 역사가 증명하듯이 전체 108개 농가 중 50여 농가가 딸기수출에 전념하고 있다.

갓 수확한 매향 딸기.

일본산 꺾은 국산 딸기, 세계를 노크하다

대평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박희곤 농가는 수출을 위한 딸기를 수확하는데 정신없다.

박희곤 농가가 수출하는 딸기의 품종은 딸기 수출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매향’으로, 그 달콤한 맛은 동남아의 중산층 사이에서 발렌타인데이,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5년만 해도 국내재배 품종의 약 92%정도가 육보(레드펄), 장희(아키히메) 등 일본 품종을 사용해 억 단위의 로열티를 부담하던 중 농촌진흥청의 끝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매향’은 타 품종에 비해 단단한 특성을 가져 수출 과정 중 물러짐이 없으며, 후숙이 가능해 70~80%가량 익었을 때 수확해 판매할 수 있어 무엇보다 수출에 적합한 품종이다.

박희곤 농가는 “국산 품종인 매향이 개발되며 수출을 향한 길이 열렸습니다”라며 “매향의 맛과 품질은 비싼 가격만큼 우수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매향’ 품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박희곤 농가.

新 품종 말고 ‘업그레이드’ 필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매향’이지만, 매향의 사양관리는 힘든 편에 속한다. 병충해에 약하고 추울 때 수정이 어려운 것 등 재배가 까다로워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향을 고집하는 이유는 생산기반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다.

농가들은 실제로 국립종자원에 출원된 국내 딸기 품종이 ‘설향’, ‘매향’, ‘고하’, ‘금실’, ‘죽향’, ‘싼타’를 비롯해 여러 가지 품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향’과 ‘설향’을 제외하고는 개발 이후 이렇다 할 재배 성과를 못 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출할 딸기를 생산하는 농가에게는 무엇보다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안정적으로 수출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새로운 품종에 대한 도입은 그들에게는 무모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윤갑수 회장은 “매향은 수출에 적합하고 맛 또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2화방은 거의 기형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자체에서 많은 품종을 개발하고 있지만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아 아쉽습니다”라며 “기존 인기 품종의 단점을 보안하는 방식으로 딸기 연구가 진행된다면 소비자에게 맛있는 한국산 딸기를 제공하고, 농가들이 더욱 쉽게 딸기를 재배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품종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딸기 전문가들은 농가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수출 시장을 넓혀나가기 위해서는 ‘매향’을 넘어선 새로운 품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매향’이라는 품종이 가진 유전적 한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하며, “수출 전용 신 품종의 개발은 농가의 소득을 향상시키는 데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딸기.

딸기수출생산단지, 똘똘 뭉칠 수 있도록 지원 필요해

수출에서 규모화는 수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 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딸기처럼 자동화가 어려운 품목의 경우 농가들이 집단화를 이루면 안정적인 물량 출하가 가능하다. 특히, 품질 균일화는 선별로 담보할 수 있고, 내수로 이탈하는 농가의 공백은 집단화를 이루면서 리스크를 헷지(Hedge)할 수 있어서다. 대부분의 딸기 농가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는 이유다.

윤갑수 회장은 “수출 회원농가가 보유한 600동의 수출 비닐하우스 단지가 수출을 이어올 수 있는 근간”이라면서 “규모화 된 단지에서는 생산 정보의 공유와 생산 자재의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이룰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규모화 유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다가오는 2024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 따라 수출물류비 지원책이 폐지되는 만큼 수출 농가를 이끌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농가들은 말한다.

당장 내년부터 기본물류비 지원이 9%에서 7%로 줄어들고 2022년부터는 5%로 단계적으로 감축되는 만큼 수출업계뿐만 아니라 수출농가까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농가들의 수출 의지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윤갑수 회장은 “수출물류비처럼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은 갈수록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농가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라며 “케이베리(K-Berry)처럼 수출통합조직을 조성해 기자재, 비료 등 간접적인 지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개별 농가별로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지원정책이 이뤄졌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수출활성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딸기 품목 라인업 강화를 통해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라인업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에서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고 농가에 보급하는 것은 전 세계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며 “뿐만 아니라 한국의 딸기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우수하다는 점에서 품종 다양화는 한국 딸기를 고급화 해 수출단가를 높여 농가의 소득을 증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