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 K-FOOD 경쟁력 ‘우수한 품질-풍부한 스토리’
[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 K-FOOD 경쟁력 ‘우수한 품질-풍부한 스토리’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0.12.21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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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Group Interview

농산물 수출 성패, 정부 정책 지원-해외 현지화 성공에 달렸다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농업은 FTA의 대표적인 피해 분야로 항상 지목된다.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산 농산물들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국내 농산물 시장을 위협하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런 위기 속에서 국산 농산물들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출 인기 품목들은 각자 가진 우수한 품질과 스토리로 해외시장을 활보하며 그 위상을 떨쳐나가고 있다. 실제로 2020년 3/4분기 누계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출에 큰 타격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올해 농식품 수출 성장은 김치, 장류 등이 크게 견인했으며, 특히 김치의 경우 수출액 1억 8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포도(34.5%), 닭고기(12.3%), 인삼(6.9%) 등 신선식품도 수출액이 증가했다. 이제 농업은 내수에 한정된 먹거리를 넘어 수출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이에 본지는 유자, 배, 인삼, 한우 등 12가지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을 취재한 기자들이 현장에서 듣고 느낀 점과 대안을 방담 형식으로 풀어 제시해봤다.

<편집자 주>


국가별 트렌드 고려…새로운 제품·품종 다양화 중요  

 

주요 수출 품목 중 특정 품목에서는 품종의 단일화와 다양하지 못한 제품군이 수출의 결점으로 지목됐다.

수입국 소비자들이 맛, 크기, 향미, 가격, 포장 등 다양한 니즈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단일 품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은용 기자는 “우리나라는 특성상 크고 수분 많은 배를 선호해 그에 맞는 ‘신고’ 품종을 주로 생산한다. 이에 수출도 신고배 위주로 진행됐으나 소과 품종을 선호하는 미국과는 맞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신품종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것이 현실, 수출 국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품종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용 기자 또한 이에 공감하며 “배는 생식용으로의 소비가 줄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며 과실이 큰 품종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농촌진흥청에서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미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쌀가공식품은 아이러니 하게 국내 쌀이 과잉 생산되면서 업체 내 기술개발과 정부의 지원이 활발해져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수출시장을 겨냥한 성공사례로 불린다.

다양한 제품이 국가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다. 이은용 기자는 “밀가루와 달리 단백질이 함유된 쌀은 건강식으로 재조명 받으며 다양한 국가로 진출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 동남아, 중국 등 수출 국가 별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 생산 으로 쌀가공식품이 돌파구를 찾고 있듯이 다른 품목들도 국가별 트렌드를 고려한 제품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엄지은 기자는 “인삼의 경우에도 재배 역사에 비해 트렌드에 맞는 상품 라인업은 갖추지 못해 다른 건강 기능성 식품들과는 달리 소비 저변을 넓히지 못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령대와 국가별 소비패턴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제 문화로 인한 수출에 있어서 농축산물이 보는 혜택은 다소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신영 기자는 “치킨의 경우 한류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실제 현지에서 사용하는 닭고기는 한국산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며 “정부가 문화와 함께 농축산물을 함께 수출하는 마케팅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질병과 국가별 상이한 검역기준…수출 발목 잡아

 

농축산물 수출입은 국가 간 상호 검역협정에 따라 수출입 가능 여부는 물론, 제품별 검역기준 및 조건이 상이해 난항을 겪고 있다.

그 밖에도 품질이 우수한 국산 축산물은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으로 생기는 변수들 로 인해 수출에 있어 발목이 잡힌다. 삼계탕, 치킨, 족발 등 바이러스 걱정이 없는 열처리 가공식품만이 수출이 가능한 이유다.

이은용 기자는 “축산물은 질병으로 인한 리스크가 너무 크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며 계란 수출길이 막힐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에서의 질병발생으로 수급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수출활성화를 위해서는 질병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지은 기자는 “우유의 경우 국가별로 법령, 법적인 규제가 상이해 다양한 업체들은 기관에 자문을 맡기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업체가 모두 해결하기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어 신제품 개발까지 난항을 겪고 있었다”며 “정부차원에서 법적인 부분까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수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 또한 “축산물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검역 위생 관련 협약 체결이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체결이 안 된 국가가 많아 실제 수출로 연결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공감했다.

 

농식품 수출 성공 ‘키포인트’ 농가 집단화-전문화 필수

 

수출을 성공한 사례에서는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집단화와 전문화다.

단지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은 충분한 생산량으로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균일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전용단지에서는 전체 물량이 산지 APC에서 포장과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체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성을 유지한다.

박현욱 기자는 “품질 균일화와 산지 APC의 우수모델인 두원 농협의 경우 농협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유자 농가와의 네 트워크를 통해 생산관리부터 가공 검수까지 전부 도맡아 품질 의 상향평준화를 이뤘다”며 “특히 수출전용단지 등 규모화를 통해 품질을 균일화시켜 수출시장을 돌파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홍식 기자 또한 “신선 농산물의 경우 조직화가 없다면 수출이 힘들 뿐만 아니라 검역요건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무엇보다 지역농협, 농업법인의 조직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지역농협, 농업법인 등 조직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용 기자는 “수출전용 밭을 조성하는 등 안정적인 원물 생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수출시장에서 내수시장으로 전향하는 농가에 대한 패널티를 부여해 농가 의식을 개선하고 수출시장과 내수시장 모두 안정적으로 운영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민지 기자는 “수출이 우수한 업체나 영농법인 등을 위한 마일리지제도 도입도 국내 농산물의 수출을 장려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전문가 육성·전담기관 확대…장기적 대안 마련

 

우리나라 농산물의 지속적인 수출을 위해서 생산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속할 수 있는 기반과 장기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현욱 기자는 “수출품목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을 전담하는 정부 조직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 유통공사(aT)에 불과하다”며 “수출을 육성하고 수출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 이끌어나갈 수 있는 확장된 전문가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용 기자는 “수출상황을 진단·분석할 수 있는 학계 등의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수출 전문가 육성과 수출 컨설팅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폐지되는 수출물류비 지원에 대해 수출 농가들을 지킬 수 있는 대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홍식 기자는 “오는 2024년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 따라 수출물류비 지원책이 폐지된다. 이는 수출농가에게 큰 부담으로 이어져 농가들의 수출 의지를 떨어트릴 수 있다”며 “수출 농가를 위한 수출 농가 조직화 지원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민지 기자는 “농가들이 수출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며 “물류비 폐지는 국내 농산물 수출이 안정화를 찾은 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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