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에필로그] “꾸준히 두드리고 꼼꼼하게 만들어 뭉치면 가능하다”
[FTA 시대, 전 세계 누비는 K-FOOD-에필로그] “꾸준히 두드리고 꼼꼼하게 만들어 뭉치면 가능하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12.2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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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뽑은 수출 성공 키워드는
지속성’, ‘위생’, ‘안전’, ‘품질’, ‘조직화
조직화는 수출 경쟁력 높이는 핵심 변수
꾸준한 세계시장 노크·라인업 강화 필수


유자, 배, 샤인머스캣, 인삼, 한우, 우유(사진 왼쪽), 계란, 버섯, 삼계탕, 쌀가공식품, 김치, 딸기(사진 우측) 생산 농가 및 기업.
유자, 배, 샤인머스캣, 인삼, 한우, 우유(사진 왼쪽), 계란, 버섯, 삼계탕, 쌀가공식품, 김치, 딸기(사진 우측) 생산 농가 및 기업.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지난 세 달간 농축유통신문은 전국에 있는 12가지 품목의 수출 농민과 기업, 조직을 찾았다. 품목마다 특성은 달랐지만 수출조직으로 자리 잡는 데는 몇 가지 성공 요인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우리 농식품 수출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강점과 기회요인, 한계와 리스크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우리 농식품의 성공 키워드로 △지속적인 수출 시장 도전 △깨끗하고 투명한 농식품 생산 시설 △꼼꼼한 식품 검사 시스템 △균일한 품질관리 △수집과 분산을 통한 안정적인 물량 공급 창구로서의통합 조직 등을 꼽았다.

물론 약점은 있다. △다양한 신품종 농가 습득 미약 △내수 시장에 불안에 따른 지속 가능성 약화 △후발 주자들의 뜨거운 상품 경쟁 △질병 이슈에 약한 축산물 △교민 위주의 빈약한 소비 시장 △다양한 상품 라인업 부족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 농민과 기업, 조직들은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형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수출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인프라의 핵심에는 농가 측면에서 보면 ‘조직화’ 산업 측면에서 보면 ‘집단화·기업화’가 자리한다. 농가 개인이나 나 홀로 기업이 수출 시장에 도전해 번번이 고배를 마신 경우를 반추하면, 대·내외 리스크로 수출선이 막힐 경우 대신 수출을 이어갈 조직이나 기업이 없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못했다.

유자의 경우 두원농협에서는 농민들에게 유자를 대량 수집해 꼼꼼한 검수로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배는 나주원예농협이 농가 컨설팅까지 도맡으며 농가를 조직화하고 있다. 횡성축협도 마찬가지다. 한우 농가를 조직화하고 횡성축협이라는 이름 하나로 브랜딩 해 품질관리까지 도맡으면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 진주시에 있는 대평딸기수출단지와 양계농협에서는 수십 농가가 집단화를 이뤄 실시간 들어오는 수출 물량 요구를 소화하고 있다.

조직화의 중요성은 안정적인 물량 공급은 물론 수출 시장에 맞는 스펙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농산물이 모이는 도매시장처럼 각종 품위의 농식품을 일정 기준에 도달하도록 선별하기 때문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꼼꼼한 선별은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핵심 역량이 된다. 도매시장에서도 선별이 최고가와 최저가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조직화를 통해 내수시장의 불안정도 헷지(Hedge)할 수 있다. 내수시장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일부 이기심을 부리는 농가들의 이탈을 조직에 있는 다른 농가들이 대신할 수 있어서다. 농가 조직화 중요성에 농협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전국에 실핏줄처럼 흩어져 있는 농가들을 한데 긁어모으는 역할은 지금의 농협 조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출을 성공하고 있는 대부분의 조직이 품목 농협임을 감안할 때 수출에 대한 숙제를 농협이 풀게 하게끔 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수출에 대한 숙제는 수출조직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풀 수 있다. 김치를 수출하는 ‘대상’, 쌀가공식품을 수출하는 ‘영의정’, 삼계탕을 수출하는 ‘하림’, 우유를 수출하는 ‘연세우유’, 버섯을 수출하는 ‘연우’까지 기업들은 농가조직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발휘하면서 수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주는 공통점은 지속적인 수출 시장에 대한 도전이다. 꾸준히 수출 시장을 공략한 예로는 하림이 대표적이다. 하림은 수출 장벽을 넘기 위해 해외의 높은 검역 문턱을 현지 요구에 맞춘 대형 위생 시설을 갖춰 간신히 넘었으며, 대상도 수십 년간 김치를 홍보하기 위해 해외를 누볐다. 해외시장에 관심이 없는 유업계에서 유일하게 수출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연세우유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했다.

기업들의 라인업 강화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쌀가공식품을 만드는 영의정은 500가지가 넘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결국 3~4가지의 효자 상품을 배출하면서 수출 기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세우유도 프리미엄 유기농 시장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 농식품 수출은 앞으로도 수많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다행히 최근 한류 열풍으로 국내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의 먹거리가 문화콘텐츠와 결합해 엄청난 시너지를 기록하며 국내 농식품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출에 대한 자부심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 기업, 한류를 이끌어 주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들의 여정에 힘을 실어주는 정부, 이들의 컬래버레이션이 우리 농식품 수출의 가능성을 밝게 해준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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