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PTPP 가입’ 움직임 보여…농업계 “무차별적 개방” 반대
정부, ‘CPTPP 가입’ 움직임 보여…농업계 “무차별적 개방” 반대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1.1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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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농산물 시장 개방 압력 높아 면밀한 검토·전략 필요”
농민단체 “농업 피해 예상 정부 독주 더 용납하기 힘든 수준”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CPTPP 가입에 대해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CPTPP 가입에 대해 언급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와 양자주의에서 벗어나 WTO 중심의 다자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할 전망이며, 특히 RCEP 대응 차원에서 미국은 CPTPP 복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정부도 가입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처음으로 언급했으며, 대통령의 발언 이후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와 바이든 행정부 무역대표부 대표 내정자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CPTPP 참여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PTPP 가입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 관계자는 “CPTPP는 우리나라가 앞서 체결한 FTA보다 시장개방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수출보조철폐, SPS 등은 WTO보다 강화된 조치들을 포함하고 있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들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농산물 시장의 개방 압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농업계는 CPTPP 참여로 농업의 피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만큼, 농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보다 치밀한 협상 전략과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CPTPP 가입 참여 움직임에 대해 농업계는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완전한 농산물 시장개방을 의미하는 CPTPP 가입은 현재 우리나라 농업 수준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업계와의 협의는 전혀 없이 일방적인 통상정책만을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무차별적인 개방농정으로 인해 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구조 자체를 저해하고 있는 그간의 정부 독주는 더 이상 용납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상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따라오라는 정부의 통상 정책은 분명히 제고돼야 하고,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형국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국농업인단체연합도 성명서에서 “시장개방이나 규범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다자간 무역협정인 CPTPP 가입으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 대한 농산물 추가개방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농업분야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지적하며, “농업분야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됨에도 농업·농촌에 대한 일체의 배려 없이 CPTPP 가입 검토 의사를 밝힌 정부의 통상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농촌 현장의 들끓는 우려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CPTPP 가입을 추진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처럼 CPTPP 가입을 위한 정부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농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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