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입지를 잃어가는 우유에게 힘을
[기자수첩] 입지를 잃어가는 우유에게 힘을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1.14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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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우유는 1만 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朱蒙)이 말의 젖을 먹고 자랐다는 설화나, ‘삼국유사’ 어산불영조에 용이 소 먹이는 사람이 돼 왕에게 유락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뤄 보았을 때 우유는 귀하디 귀한 식재료였다.

고려 우왕 때는 국가기관으로 ‘유우소(乳牛所)’라는 목장을 두었고, 조선 숙종 때는 왕이 신하들에게 특별히 낙죽(우유죽)을 하사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우유는 우리 조상들부터 현대인들까지 오랜 기간을 함께하며 보양식 또는 건강식으로 여겨져왔다.

이렇게 귀중한 우유가 최근 들어 소비가 줄어드는 등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출산율 저하에 따른 소비시장 규모가 좁아졌기 때문으로 진단하지만 우유를 폄훼하는 일부 세력이 일으킨 ‘안티우유’ 바람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여진다.

2008년 이후 국내외 동물보호단체(PETA)나 채식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우유에 대한 유해논란이 제기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우유의 역습’이라는 서적이 국내에 번역돼
소개되며, 2014년에는 우유가 뼈를 산성화해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유방암을 촉진한다는 주장이 TV와 라디오를 통해 중점 보도되는 등 최근까지도 객관적이지 않고 극단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내용들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우유자조금에서는 위기대응 매뉴얼을 가지고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대처하고는 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TV방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SNS 등으로 우유에 대한 부정적 이슈는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현대 사회에서 수시로 정보가 업데이트되고 있어 실시간 모니터링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효율적인 대처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 그 이유다.

우유는 국민들에게 오랜 시간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랑받아온 것은 물론 국내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영양 가치를 증명해왔다.

우유에 대한 오해를 없애고 수입 유제품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국내 낙농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관련 업계 전체가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안티밀크 대응에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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