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대형유통업체도 외면한 ‘미국산 계란’
소비자-대형유통업체도 외면한 ‘미국산 계란’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1.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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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공매 입찰 주요 대형유통업계-제과 업체 무관심
소비자 “국내산 계란 구입할 것”…시장 영향 ‘미미’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26일 미국산 수입 신선란 60톤에 대해 식용란수집판매업체, 제과·제빵 업계, 계란을 영업장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자 등 실수요업체를 대상으로 전자입찰시스템(atbid) 공매 입찰을 거쳐 판매했다.

이날 진행된 공매입찰에서 미국산 A등급 신선란 60톤은 한 판당 평균 5,487원에 낙찰됐으며, 최고가는 6,512원, 최저가는 4,400원이었다.

이번 계란 수입은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특히 설 민생대책 이행조치로 추진됐다.

문제는 계란 유통을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대형유통업계와 주요 제과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공매입찰에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파리바게트, 뚜레주르 등 주요 제과 업체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형유통 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계란의 신선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 계란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특히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비용을 더 들여 국내산 계란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산 계란 판매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반응은 소비자들에게도 그대로 보여 지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좀 비싸도 신선하고 안전한 국내산 계란을 구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한 주부는 “미국에서 수입된 계란은 아무래도 신선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국내산 계란과 비교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불확실한 면이 많기 때문에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불해서라도 국내산 계란을 이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른다면 기존에 먹는 양을 줄일 계획이며, 수입산 계란은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냈다.

지난 2017년에도 살충제 파동 여파로 정부가 무관세로 계란을 수입했지만 그 당시에도 수입산 계란에 대한 반응이 좋지 못해 대부분의 계란을 가공업자들에게 넘겼으며, 이로 인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계란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계란 수입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 하루에 4,000만 개가 소비되는 시장에서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하다”면서 “왜 정부가 2017년에도 실패한 정책을 쓰는지 납득이 안 된다. 모자라면 수입해서 먹자는 풍토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진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가 실효성 없는 정책 말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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