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등급제, 농가에 또 다른 규제로 작용되나
질병관리등급제, 농가에 또 다른 규제로 작용되나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2.04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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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지원 체계 개선 아닌 종사자 방역 책임성 부과
농식품부, 8월까지 기준·방법 개선…농가 수용이 관건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사전 예방적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방법으로 ‘질병관리등급제’를 꺼내들었다. 방역지원 체계를 개선해 축산농가와 업계의 방역 책임성을 제고하고, 축산업계의 자율적인
방역 노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침이다.

지난달 28일 농식품부의 ‘2021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통해 제기된 ‘질병관리 등급제’는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정식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었으나 법에는 이미 명시돼있었다.

실제로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8조’에 따르면 농식품부 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농장 또는 마을 단위로 가축질병 방역 및 위생관리 실태를 평가해 가축질병 관리수준의 등급
을 부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며, 이 업무는 방역본부 및 축산관련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 질병관리 등급 기준에 필요한 사항은 농식품부령(시행규칙 별표)으로 정하며, 최종 총 점수에 따라 모두 4개 등급으로 구분된다(1~4등급).

현재 적용대상 질병은 제1종 가축전염병인 구제역, 돼지열병, 뉴캣슬병, 고병원성주류인플루엔자와 제2종 가축전염병인 탄저, 기종저, 브루셀라병, 결핵병, 돼지오제스키병, 돼지유행성설사, 추백리, 가금티프스,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가 해당된다.

평가는 △해당 가축전염병이 발생하지 아니한 기간 △예방접종률 △방역 및 위생관리(소독 설비, 소독 실시, 환경·위생 관리, 가축 거래기록 유지, 방역 교육 등)에 대해 배점별 점수를 부여한 후 점수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등급을 통해 국가나 지자체는 농가의 자율방역 의식을 높이기 위해 질병관리 수준이 우수한 농가 또는 마을에 소독 등 가축질병 관리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으며, 가축전염병 발생 시 보상금 감액을 경감할 수 있다. 사실상 인센티브라고 볼 수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8월까지 방역 수준, 입지, 주변여건 등 평가 기준·방법을 개선하고, 아울러 등급별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패널티 적용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올해 7월까지 전국 축산농가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하고 매년 농가의 시설·관리 점검을 실시, 그 결과를 질병관리 등급제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근 ASF 관련 8대 방역시설 및 16개 광역화 등 발표에 이어 이번 발표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축산차량 출입통제(농장 내 출입금지)를 포함한 8대 방역시설과 4단계 소독요령 등의 이행 여부가 중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8조’에서는 인센티브와 달리 패널티는 명시돼 있지 않음을 지적, 세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배상건 대한한돈협회 강원도지회장은 “농가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일종의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지 두려운 상황이다. 향후 농식품부의 질병관리 등급제의 관련 개정에 협회를 중심으로 선제적인 대응과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며 “전국 한돈 농가들이 모두 현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협회와 함께 논의해 대다수의 농가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질병관리등급제 개선을 통해 계열화 사업자가 방역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농가와 계약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비계열화 농장 중 중요 방역시설이 미흡한 곳은 보완 시까지 사육을 제한하는 등 방역 강도가 높아지며 권역별 이동제한, 예방적 살처분 범위 확대 기조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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