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체생존전략] ‘건강·MZ·온라인’ 잡자 꽁꽁 언 우유시장 ‘해빙 무드’
[유업체생존전략] ‘건강·MZ·온라인’ 잡자 꽁꽁 언 우유시장 ‘해빙 무드’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2.08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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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식급부상 건강 겨냥 ‘U’자 반등 꾀해

부캐·컬래버레이션‘MZ세대트렌드 저격

비대면 몸집 불리자 e커머스 개편·확대 박차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2020년의 유업계는 연초부터 창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한 해를 보냈다. 원유로 환산하면 약 10만 톤 정도의 학교급식 물량이 급식 중단단으로 소비처를 잃자 유가공 업체들부터 큰 타격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저출산에 따른 영유아와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국내산 원유의 주 소비방법인 신선우유와 영유아를 위한 분유 등의 시장에서의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동시에,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치즈와 버터, 제과 제빵, 빙과 등의 원료용 우유의 대부분을 수입 분유가 잠식하면서 국내산 유가공품시장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업체들은 각종 할인행사와 동시에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 등 소비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며 변화 속 각자만의 생존전략을 수립해 제각기 다른 성과를 내고 있다. 뉴 노멀(new normal)시대를 맞닥트린 유업체들의 이색적인 생존전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기능식급부상

매일유업 ‘셀렉스 코어 프로틴 플러스’ <사진제공=매일유업>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업계의 신사업 격전지로 떠올랐다. 유업계 또한 특화된 제품으로 ‘건강기능식품’시장에 도전장을 내놓았다.

매일유업은 ‘먹는 단백질’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리며 꾸준히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장해온 덕에 경쟁사 대비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일유업의 기타 사업부문에 속하는 성인영양식 ‘셀렉스’는 매일유업이 2018년 론칭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성인들의 단백질 보충을 위한 영양 설계 전문 브랜드다.

업계에 따르면 셀렉스는 출시 이후 누적 매출 약 600억을 돌파했으며, 대표 제품인 ‘셀렉스 코어 프로틴 플러스’는 2019년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최다 생산실적을 기록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셀렉스의 전체 매출의 기여도는 3.5%로 크지는 않지만 성장률도 따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400억 원 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25% 정도의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사업인 유가공부문의 성장률(4.4%)과 비교하더라도 눈에 띄게 높은 성적을 낸 것이다.

남양유업 ‘하루근력’<사진제공=남양유업>

우유 수요 급감으로 부진한 실적과 함께 추락한 이미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남양유업 또한 건강기능식품을 타깃으로 한 제품에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2016년 매출 1조 2,300억 원대를 돌파한 남양유업은 2017년부터 4년 간 매출 감소세를 이어오며,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7,200억 원, 영업손실 470억 원 대를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전년 동기 누적 매출 6%감소, 영업수지 적자 전환 등 위기의 상황을 신사업 발굴로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작년 하반기부터 신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출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며 생산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남양유업 나주공장(전라남도 나주시 금천면 소재)이 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 기준(이하 건강기능식품 GMP)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양유업은 발효유 건강기능식품을 연내 출시해 실적 반등을 일궈내는 걸 목표로 설정,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강기능식품을 정식 등록했다. 브랜드 명칭은 아직 미정이나 원유, 우유분말 등을 기반으로 제조한 정제 함유 건강기능식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출시하는 건강기능식품은 판매처 선정 및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진 만큼, 늦어도 올 상반기 해당 제품이 출시돼 본격적으로 ‘건강기능식품’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올해도 단백질 음료인 ‘하루근력’등을 비롯한 신사업에 중점을 두고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발효유를 기반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 제품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연구·모색하며 새 먹거리를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캐·컬래버레이션으로 ‘MZ세대’ 겨냥

빙그레 ‘빙그레우스’ <사진=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유업계에도 ‘부캐의 시대’가 상륙했다. ‘부캐’란 ‘부 캐릭터’의 줄임말로 메인 캐릭터인 ‘본캐’와 다른 정체성을 일컫는다. 업계는 소비의 주축이 된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출시된 지 수 십년 된 자사 제품에 캐릭터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캐’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빙그레는 올해 2월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이하 빙그레우스) 캐릭터를 등장, 등장 전 9만 7,000명이던 빙그레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5만 명으로 증가되며 국내 식품회사를 통틀어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1위를 달성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냈다.

이 인기는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이어지며, 당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1%, 매출액은 7.4%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빙그레 인기 품목들의 주요 유통 채널인 편의점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았다는 점이 있지만,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색다른 마케팅 전략은 젊은 세대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빙그레는 인기를 지속 유지하고자 ‘두게더리고리경’, ‘옹떼 메로나 브루장’, 호위 무사 ‘더위사냥’ 등 부캐를 계속 만들며 '빙그레왕국'의 세계관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빙그레우스 TV 광고와 굿즈도 선보이며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밖에도 유업계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식품업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편의점 CU와 콜라보해 만든 ‘서울우유 딸기 샌드위치’를 출시, 매일유업은 베스킨라빈스와 협업해 매일우유를 원료로 활용한 ‘웃낀소’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는 등 식품업계와의 컬레버레이션을 통해 가공유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젊은 층을 상대로 활발한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다.

 

언택트시대 온라인에서 돌파구 찾는다

서울우유 공식 온라인 쇼핑몰 홈페이지 <사진제공=서울우유협동조합>

코로나19의 확산세에 온라인 쇼핑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식품 분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전년대비 49.6% 증가하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유업계도 이에 발맞춰 온라인 판매 채널을 마련하거나, 기존 온라인 채널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쇼핑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소비자 ‘데이터’ 수집을 통한 충성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학교 우유급식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학교 우유급식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우유의 지난해 상반기 경영 고시에 따르면 매출은 8,59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09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4.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서울우유는 자사의 흰우유 브랜드 ‘나100%’를 앞세워 e-커머스 시장으로의 온라인 채널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 반전을 꾀했다.

서울우유는 올해 이커머스 본부를 신설, 온라인 시장 공략을 위해 공식 온라인 몰인 ‘나100샵’을 강화하고 주요 오픈 마켓을 통한 판매를 확대하는 업무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요 오픈마켓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할인 행사 등의 이벤트를 진행해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을 찾는 빈도가 급증한 소비자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이커머스 본부 신설을 계기로 코로나19로 변화한 유통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며 “쿠팡, 위메프, 티몬, 11번가 등 다양한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소비자 공략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르밀 브랜드 스토어 오픈 <사진제공=푸르밀>

올해 새롭게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푸르밀의 경우 본사 직영 ‘푸르밀 브랜드 스토어’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오픈하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식품 구매 수요가 늘어난 점을 반영해 고객들이 믿고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파격 혜택으로 오픈 초기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의 확대 추세에 따라 온라인 사업부 인원충원 등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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