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시장에서]가락시장의 신용과 신뢰
[기자의 눈/시장에서]가락시장의 신용과 신뢰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1.02.19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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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수용 취재차장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지인들과 함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가락몰에서 저녁모임을 가졌다. 이날 가락몰 1층 수산시장에서 회를 뜨고 3층 상차림식당으로 이동해 이야기를 나눴다. 회가 나오기 전까지 담소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회가 식탁에 오른 순간 표정이 얼어붙었다. 직접 구입했던 생선이 맞는지 의심이 됐기 때문이다. 겨울철 최고 생선인 방어는 맛과 향이 좋아 남녀노소에게 인가가 높다. 특히 이날 주문한 방어는 기름기가 제일 많은 부위로 특별하게 주문을 했던 상황이라 더욱 난감하게 했다.

이런 비슷한 사건은 가락시장에서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여름 가락시장에서 꽤나 입소문이 좋은 중도매인에게 블루베리를 구입했다. 블루베리 외에도 구입한 과일이 있어 차량에 싣고 집으로 도착했다. 집에서 분리작업을 하던 중 블루베리를 보고 온 가족이 놀랬다. 10상자가 전부 썩어 부패했기 때문이다. 당장 중도매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내며 환불을 요청했더니 과일을 가져와야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유는 출하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행이도 출하자 전화번호가 블루베리 박스에 적혀있어 언제 어떻게 출하된 것인지 물었다. 블루베리 출하농가는 5일전에 출하했고 본인이 지은 농산물에 문제가 생긴 것이니 다시 보내준다는 것이었다.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아 기자임을 밝히고 조금 더 자세히 묻자 이런 일로 중도매인과 엮어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기에 농민이 손해를 보는 것이 더 편하다는 입장을 밝혀 가슴한편이 씁쓸했다. 다시 차를 몰고 30분을 달려 가락시장으로 도착해 썩은 블루벨리를 중도매인에게 주고 환불을 받으며 언제 낙찰 받은 농산물이라고 물으니 오늘 아침이라고 했다. 블루베리 농민은 일주일에 딱 한번만 가락시장으로 출하를 한다고 했는데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아침에 낙찰 받은 블루베리 10상자가 전부 썩어 있을 일이 있을까?

현재 가락시장의 거래물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물량 감소 추세로 봤을 때 거래 위축 우려가 현실화 돼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기만을 한다면 사기다. 국내 최대 중고자동차 유통단지인 서울 율현동 자동매매단지도 허위매물의 거점이 되고나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유통에서 신용과 신뢰는 지속가능한 최고의 자산이다. 소탐대실로 자신의 발등을 찍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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