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상승세 지속…수입쌀 ‘국산 둔갑’ 사례 늘어날 듯
쌀값 상승세 지속…수입쌀 ‘국산 둔갑’ 사례 늘어날 듯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2.26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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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쌀 대부분 음식점 등 구매 거짓표시 가능성 높아
농업계 “철저히 단속해야”…농관원 “신중히 고려할 것”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미국산 쌀이 판매되고 있는 온라인몰
미국산 쌀이 판매되고 있는 온라인몰

정부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산지 쌀값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음식점 등 외식업장을 중심으로 수입쌀 구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쌀을 국내산으로 혼합하거나 국내산으로 거짓표시 할 경우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입쌀에 노출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GS&J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달 15일자 산지 쌀값은 20kg당 5만 4,873원으로 10일전 보다 0.17%(93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5일 가격 5만 4,822원을 넘어서는 최고치다.

특히 2015년 기준 소비자 물가지수로 디플레이트(실질적인 가격 변동)한 실질 가격은 약 5만 1,300원으로 1990년대 이후 최고치였던 1997년 8월 25일의 6만 1,750원 보다는 낮지만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일자 가격은 4만 7,462원에 비해서도 15.6%(7,411원) 높은 수준이며, 평년 같은 일자 가격 4만 1,548원에 대비 32.1%(1만 3,325원) 높다.

이렇게 쌀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고 있는 음식점을 중심으로 미국산 쌀을 쓰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aT 비축농산물 전자입찰시스템의 양특 판매 입찰목록을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밥쌀용 수입쌀 낙찰물량은 약 1만 6,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과 중소형 마트를 중심으로 미국산 쌀이 미끼 상품으로 이용돼 소비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일부 온라인 매장의 경우 품절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시중으로 흘러가고 있는 미국산 쌀이 국내산으로 둔갑되거나 혼합 판매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농관원이 설 명절 기간에 유통량이 급증하는 제수용품 및 선물세트 원산지 표시 일제 점검한 결과, 충남 아산 소재의 뷔페식당에서 2019년 2월부터 미국산 칼로스 쌀을 약 9.2톤을 구입 후 밥으로 조리해 판매하면서 국산으로 거짓 표시한 것이 적발된 바 있다.

이에 농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보다 실질적인 단속을 펼쳐야 한다. 미국산 쌀과 국내산 쌀의 품질 차이나 맛 차이가 분명히 나타나는데,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혼합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나중에 소비자 신뢰가 깨져 결국 국내산 쌀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철저하고, 정기적인 단속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인터넷이나 중소 마트에서 저가로 팔리고 있는 쌀 위주로 단속을 펼치고 있다”면서 “코로나 여파로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소비지 단속은 지양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 부분도 고려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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