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욱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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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21.03.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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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빨간 맛~!

궁금해 Honey~ 깨물면 점점 녹아든 스토로베리 그 맛~

레드벨벳의 빨간 맛 이라는 노래다.

필자는 이 노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다, 농업, 농사, 유기농업, 등의 단어를 여러 번 들어 친숙하지만 실제로는 농업이 이뤄지는 과정이나 단계를 거의 모르는, 식견이 거의 없는 사람이다. 다만 운이 좋게도 농업과 관련된 일을 해서 주변의 농업 전문가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최근 업무 차 방문한 한 딸기농가에서 맛보았던 딸기를 잊을 수 없어 글을 남기고자 한다. 충청남도 논산에 있는 농장이었는데 바구니에 담긴 딸기를 보고 참 예쁘구나 하고 느꼈다. 보석과는 다르지만 은은하고 멋들어지는 광택과 선명한 붉은빛의 색감은 자연스레 스마트폰 사진기를 들이밀게 하는 멋진 열매였다.

편리함으로 무장한 도심의 대형마트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며칠 지나 시들해진 딸기만 찾던 필자에게는 너무도 새로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보기만 해도 좋았으나 맛도 봐 보라는 농장주의 말에 내심 옳거니 하고 얼른 입속에 넣었다.

매우 달콤하고 상큼하면서 진한 딸기의 향과 혀에 닿을 때 매끄럽지만 생각보다 단단한 과육의 표면이 느껴졌고 이로 씹을 땐 약하지만 무언가 톡 터지는 느낌이 났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유아적 입맛에 꼭 맞는 줄줄이 비엔나소시지를 먹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톡 터지는 느낌에 이어 나오는 단단함 속에 감춰졌던 딸기주스 같은 과즙은 너무 달콤했다. 마치 이게 진짜 딸기의 맛이다 하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동안 얻은 얕은 지식 덕에 딸기 재배는 효율을 이유로 수경재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농장에서는 다른 밭작물과 마찬가지로 흙에서 하는 토경재배를 한다. 재배 할 때 나타나는 병, 해충, 잡초 그리고 수확할 때 의 어려움 등으로 잘 하지 않는 방법인데 맛을 보니 수경재배 한 것과 차이가 났다.

더욱이 이 농장은 유기농의 재배방식으로 작물을 키우고 있었다. 과실의 미묘한 광택과 진한 향의 이유가 이것 이었다. 약을 쓰지 않으니 작물 스스로 자기 몸을 보호해야 하기에 단단하고 매끄러운 몸을 가져야 했나보다. 이 모습을 보고 저는 너무 예쁘다고 느꼈다.

맛이 좋고 예쁘기 까지 한 유기농 딸기의 빨간 맛을 독자 여러분과 같이 느껴보기를 작게나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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