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 삼겹살 가격 1등? 팩트 체크는 제대로!
[기자수첩] 한국 삼겹살 가격 1등? 팩트 체크는 제대로!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3.05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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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에서 국제 물가 조사를 통해 한국 돼지고기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발표했다. 한돈산업계에서는 정말 황당한 지적이 아닐 수가 없다.

가뜩이나 평균 산지가격은 최근 5년 동안 생산원가인 4,200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한돈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내용은 한돈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왜곡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소시모는 지난해 세계 10개국 주요도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축산물에 대해 각국의 주요 유통매장에서 판매하는 소비자가격을 조사 비교한 결과 삼겹살 1kg을 기준으로 10개국 중 한국이 가장 돼지고기 가격이 높다고 보고했다. 단순히 결과만 놓고 보면 해외 10개국 삼겹살의 평균 가격은 16,261원으로 한국이 무려 2.3배나 더 비싼 셈이다.

그러나 이 발표 결과는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부위에 따른 소비 불균형을 간과했다.

수요가 높은 삼겹살과 달리, 다릿살, 등심, 안심 등 비인기 부위의 소비자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실제 구이용 부위 외에 나머지 다른 부위까지 감안한 돼지 한 마리당 매출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보았을 때, 단순 비교만으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비싸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비약한 논리인 것이다.

이밖에도 해외와 국내와의 선호 부위 차이도 가격 차이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갈비가 독일에서는 후지가 높은 수요를 차지하고 있어 삼겹살 가격이 비교적 낮게 형성되고 있다. 당연히 미국에서는 갈비가 독일에서는 후지가 타 부위 대비 비싼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요가 많은 만큼 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또한, 소시모의 조사 기간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이지만, 실제 진행한 조사에서는 해당 연도의 8월과 102차례 진행한 것 등 통계적 유의성 또한 부족하며 유형별 표본이 단 3곳에 불과하다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이번과 같은 사건이 추후 한돈업계에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조사 결과로 인해 한돈 산업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지 않도록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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