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 '쇠고기·과일' 시장 압박 예고
미국, 국내 '쇠고기·과일' 시장 압박 예고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4.07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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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축산물 수입 절차 엄격 불만 
쇠고기 30개월령 미만 '과도한 조치'
미국산 과일 수입토록 압력 가할 것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미국이 쇠고기·사과·배 등 수입 농산물 시장 문턱을 낮추기 위해 한국을 압박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발간하는 무역 관련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앞으로 국내 대미 수입 농산물 시장 개방 압박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USTR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국별 무역 장벽 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를 발표하고 한국의 무역 장벽과 검역 정책에 관해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이후에도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 수입을 생후 30개월 미만으로 지금까지 제한한 데 대해 '과도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쇠고기 패티, 육포, 소시지 등 미국의 쇠고기 가공 제품의 수출도 여전히 금지돼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USTR은 또 한국이 미국 육류 수입에 까다로운 잔류물 기준을 적용한다고도 했다. 한국 식약처는 락토파민(가축사료 성장촉진제) 잔류물이 검출된 미국산 쇠고기 업소를 수입 리스트에서 제외했는데 코덱스가 제정한 국제 표준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에는 한국의 이러한 조치가 일부 미국 기업의 수출을 사실상 중단시켰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USTR은 쇠고기 시장뿐만 아니라 과일 시장에 대한 압박도 예고했다. 

보고서에는 오리건 주를 제외한 다른 주에서 들여온 미국산 블루베리, 체리, 사과, 배, 그리고 핵과(Stone fruits, 복숭아 등) 등의 수입을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에 승인 절차를 요청했다면서 지난해 12월 한미 위생 및 식물군사조치위원회(SPS) 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에서 이 품목들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도록 계속해서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이 한국에 17억 달러 이상의 쇠고기를 수출하면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쇠고기 수출시장으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야욕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비싼 입장료를 치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USTR은 1974년 통상법(Trade Act) 제181조에 따라 매년 정례적으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보고서에는 미국 내 이해관계자(기업, 단체)들이 제기하는 해외시장 진출 애로사항 등을 바탕으로 한국 외에도 중국, EU, 일본 등 60여 개 주요 교역국의 무역 장벽을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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