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산 쌀 생산비 조사’ 현장과 괴리 ‘커’
농업계 “농업 통계 농식품부 일원화 관리해야”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현장의 쌀 생산자들은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엉터리 조사라고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통계청은 지난해 논벼(쌀) 생산비는 늘었지만 농가 수익성은 좋아졌다는 ‘2020년산 쌀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10a당 논벼 생산비는 77만 3,658원으로 전년대비 452원(0.1%) 증가한 것으로 나왔으며, 10a당 논벼 경작에 따른 총수입도 121만 6,248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총수입에서 생산비를 뺀 순수익은 16.7% 늘어난 44만 2,591원으로, 순수익률과 소득률은 각각 36.4%, 60.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국의 쌀 생산자들은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통계 수치를 낸 자료에 불과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의 한 쌀전업농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하는 쌀과 관련된 통계 자료를 보면 현실과 차이가 많이 나는 통계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코로나19와 잇따른 자연재해로 인해 쌀 생산농가의 경제적 피해는 엄청났는데, 어떻게 통계 수치에 농가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발표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계청의 조사 대상에 의문이 들며, 특히 지난해 긴 장마와 수확기 잦은 태풍으로 생산량 감소 피해가 큰 농업 현장의 현실을 부정하고, 잘못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농가 수익이 괜찮아졌다는 발표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강원도의 한 쌀전업농도 “통계청의 조사 대상과 방법 등이 명확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이런 오류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표본조사 대상이 1,800농가 정도인데, 특히 논 마다 지역마다 수확량 차이가 크지만 이런 세세한 것을 고려하지 않고 통계를 만드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농업 관련된 통계는 농식품부에 일원화해 관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통계청 통계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수확량 및 생산비 조사와 관련해 정확한 데이터와 표본조사를 더 확대 적용해 조사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쌀 생산농가들의 통계청 조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 이유는 매년 조사되는 쌀 생산량 조사 결과 현장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0년산 쌀 최종 생산량’이 350만 7,000톤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통계청이 한 달 전 발표한 예상 수치(363만 1,000톤) 대비 13만 톤가량 차이를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농업계에서는 농업 관련 통계만이라도 농식품부가 주도적으로 통합해 보다 정확한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