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시장에서]‘파테크’ 말처럼 쉽지 않다
[기자의눈-시장에서]‘파테크’ 말처럼 쉽지 않다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1.04.23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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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수용 취재차장] 

대파가격이 유례없이 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은 집에서 파를 키워 먹을 정도로 대파 수급상황은 국민적 관심을 보였다.

사실 대파는 요리의 부재료로 부각 받지 못하는 식재료였다. 최근 들어 요리프로그램에서 파 기름 등의 다채로운 요리법이 소개되면서 파가 조금은 각광을 받았지만 수급불안으로 받은 관심은 파테크(파를 키워 직접 먹는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사실 파는 생육기간이 매우 긴 채소다.

일부 유명인이나 소비자가 집에서 키우는 파는 파 뿌리를 이용해 키우기 때문에 금방 자라곤 하지만 뿌리를 키우는 것이 오래 걸린다. 보통 노지에서 파를 씨앗을 뿌려 키우기까지는 5개월 이상이 걸리고 우리가 겨울에 먹는 겨울 대파는 8개월에서 10개월의 준비기간과 생육기간이 필요한 식물이다.

이번 기회를 벗 삼아 파 농사의 어려움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특히 대파는 수십 번의 사람의 손을 거쳐야 상품으로써의 가치를 만들게 된다.

우선 모종 트레이에 씨앗을 넣고 싹을 틔워 모종을 노지나 하우스에 손으로 일일이 심는다. 이후에도 흙을 지속적으로 덮어 뿌리부분을 길게 만든다(하우스 대파의 경우 흙을 덮지 않아 뿌리부분이 짧다). 신안이나 진도에서 생산되는 겨울 대파 경우 많게는 5번 이상의 흙을 추가로 덮어 뿌리를 길고 튼튼하게 만들어 상품을 만들어 낸다. 생육기에도 지속적인 영농의 손길이 필요하다.

수확기에는 수확한 대파를 작업장으로 가지고 가서 일일이 대파의 입을 3개 정도 남기고 다듬는다. 일부 지방에서는 4~5개까지 남기기도 한다. 이렇게 다듬어진 대파는 1kg 단위로 끈을 묵는데 사각형으로 묵어야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에 숙련된 작업자만이 묶는 역할을 한다. 보통 1kg의 파를 생산하기까지 약 600원 정도의 작업비용이 들며 운반비 등을 합치면 약 1,000원 정도가 생산원가가 된다.

다른 채소에 비해 긴 생육기간과 복잡한 영농은 힘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인력수급이 어려워진 요즘 생산비 증가는 영농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단지 가격이 올라 관심이 높아진 요즘 힘들고 어렵게 생산되는 농산물을 다시금 돌아볼 시간이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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