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육식을 선택할 권리는 없는가
[기자수첩]육식을 선택할 권리는 없는가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4.30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건강을 넘어 기후 위기와 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채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일부 교육청들의 채식급식을 들 수 있다.

육식을 줄인 채식이 기후 위기와 탄소 배출 저감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채식급식은 서울, 인천, 부산, 울산 등의 초··고교에는 월 1~2회씩 도입되며, 광주와 전북은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주 1회 이상 도입할 예정이다.

본 기자는 이 소식을 듣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학창시절 채소로 가득한 식단표를 보며 울상짓던 학우들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채식급식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다수 학생들이 거부한다면 결국 학교급식의 목적과 기본 방향이 어긋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도, 채식도 아닌 학생 선택권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채식만을 유지할 경우 철분 흡수율이 감소해 빈혈이 자주 생기고, 육류에 들어가 있는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및 칼슘 등의 영양소가 결핍돼 여러 질환이 발생할 비율이 높아진다.

특히 빈혈은 채식인들 사이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가장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단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채식급식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심도 든다.

또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채식 급식으로 육류를 멀리하고 채식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이라는 편향된 사고방식을 심어주다면 장기적으로는 축산물과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착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먹거리와 관련된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아야 하는 만큼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만큼 육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경험을 넓혀나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채식만을 심어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인간생활의 3대 요소인 의(), (), () 중 하나를 앗아가는 것과 같다.

자신이 먹지 않는 고기를 동자승에게 만큼은 먹이는 한 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나는 이미 성인이지만 동자승은 저 시기가 지나면 무엇보다 중요한 성장기를 놓친다. 계율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