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업-특별인터뷰]정현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뉴스픽업-특별인터뷰]정현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5.1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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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환경 중심 농정 선언…1기 농특위 가장 큰 성과”
공익직불제 도입·농협개혁·농지제도 개선 등 성과 거둬
아쉬운 부분 많지만 2기 농정개혁 완수토록 노력할 것
2기 탄소중립·식량안보·농어촌여성 등 최우선 과제 삼아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우여곡절 끝에 대한민국 농정개혁을 위해 지난 2019년 4월 25일에 출범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1기 활동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2기 농특위가 시작됐다.

농특위는 그동안 대한민국의 ‘농정의 틀’을 바꿔 농정의 백년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농어민, 소비자, 시민사회, 정부, 학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우리 농어업·농어촌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정립하고, 미래 지속가능한 틀을 만들어 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민관 협치 기구로서 행정에서는 기재부, 농식품부, 해수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식약처장까지 다섯 명이 참여하고, 민간에서는 전문가와 농어민 단체 대표 총 30명이 함께 머리를 맞대 미래 농어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이 주문한 국정과제와 농정 틀 전환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데 주력해왔다.

이를 위해 다양한 회의와 토론회, 현장 간담회를 열고, 현장을 찾아가서 농어민뿐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면서 지속 가능한 농어업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찾는데 힘썼다. 대한민국 농정개혁의 선봉장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정현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농특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1기 농특위가 가장 핵심적으로 다뤘던 부분은.

농특위는 농정의 틀을 바꾸기 위해 현안 보다는 중장기적인 정책을 만들고 방향을 제시하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해왔습니다. 우루과이 라운드를 시작으로 지난 30여 년간 우리나라는 개방농정을 표방하면서 경쟁과 효율 중심의 농정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농어업·농어촌이 됐습니다. 그래서 농특위와 정부는 지금까지의 농정이 잘못됐고, 사람과 환경 중심으로 전환을 하는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변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농어업과 농어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틀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농어업을 위한 비전을 만들고 있습니다. 미래 생명 창고의 열쇠는 농업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고 공감할 수 있게 노력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알리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1기 농특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위원장으로서 현장을 다니다보면 좋은 곳보다 문제가 있는 곳을 주로 가게 됩니다. 지난해에는 역대급으로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해 농어업·농어촌에 엄청난 피해를 줬습니다. 홍수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전남과 경북 농가들을 돌아보면서 망연자실해 있는 농어민의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저도 함께 마음이 아팠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예방적 살처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경기도 화성의 가금류 농장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곳 역시 친환경적으로 축산을 하는데도 획일적인 살처분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아픔을 호소했습니다. 이렇게 현장을 다니다보니 앞으로 농어민들이 피해와 아픔이 없도록 제도와 법을 고치는데 농특위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1기 농특위를 평가하자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특위가 발족해서 지난 2년간 농어민과 정부가 함께 마주 앉아서 농정개혁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을 선언했습니다. 공익직불제 도입, 농협개혁, 농지제도개선, 축산분야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거뒀고 국가식량계획도 수립됐습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농특위가 만들어지길 잘했다는 말씀을 듣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농특위 운영상 어려움 점이 있다면.

사실 농특위는 대통령직속이라는 위상에 비해서 집행권한이 없고 인력과 예산도 작습니다. 여기에 현안보다는 장기적인 농정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행 방법을 찾는 일을 주로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 성과를 거두기에도 힘든 구조입니다. 아울러 논의과정도 농어민 단체, 전문가, 정부 관료가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하는 회의체 구조이기 때문에 의안을 만들어서 논의하고 결정하는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이런 구조에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특위가 생겨서 빠르게 변화가 생기고, 어려운 문제를 하소연하면 바로 풀리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농특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농특위는 본회의에서 의결된 안건에 대해서 이행을 촉구하고 이행점검을 할 수 있는 제한적인 권한이 있습니다. 이런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우리 농어민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농정 과정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예산부문의 문제가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공익직불금이 시행되면서 농정의 방향이 바뀔 것으로 기대를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만 농업예산이 생각보다 늘어나지 않으면서 원만한 정책 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올해 농식품부 소관 예산 증가비율이 크지 않다보니 전체 예산대비 비율이 2.9%에 그치면서 2014년 이후 지켜왔던 3%선마저 무너졌습니다. 여기에 농촌인구의 급속한 감소로 지역소멸 이야기가 나오고, 식량자급률이 날로 낮아지면서 식량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인데도 농업관련 예산이 뒷걸음질 치는 형국입니다. 특히 농업이 가진 공익적 가치를 극대화하도록 공익직불제 예산도 크게 늘어나야 하고, 농업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농업정책에도 예산을 대거 투입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관료의 인식전환이 이뤄져서 농식품부도 예산편성을 적극적으로 하고, 기재부도 전향적으로 농업예산에 비율을 높이는데 힘을 쓸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더욱 독려해 나갈 생각입니다.

-앞으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기후위기가 우리 농어업의 가장 큰 위기를 만들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기상이변과 풍수해로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이제 자연재해는 연례행사로 농어민을 괴롭히는 상황입니다. 또 사과나 일부 작물들은 재배환경이 변하면서 수확량이 줄고 품질이 떨어지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기후와 환경이 변하면 식량위기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식량위기라고 하면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기아라고 하면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결코 자유롭지 않습니다. 식량자급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21%밖에 되지 않고, 우리국민의 먹거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로 많은 식량수출국들이 국경을 닫으면서 곡물수출을 중단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지금도 국제 곡물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후위기는 대한민국 농어민에게 위기일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앞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어업 정책을 지향하면서 식량안보를 강화해야 합니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농업은 지구가열을 막을 수 있는 산업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농업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고 농기계를 많이 쓰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축산은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농업도 탄소중립을 위한 농어업으로 변해야 할 시기입니다. 화학비료와 농약이 없는 친환경농업을 하고 농어촌에서 마을주민이 주도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탄소 흡수원으로서 농업이 더 크게 활약할 수 있도록 농지도 정비하고, 식량자급률도 높이는 농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땅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생산하고, 농민과 국민이 살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후손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나라를 물려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농특위도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마지막으로 2기 농특위 운영 목표가 있다면.

2기 농특위는 기후위기(탄소중립)와 식량안보, 농어촌여성 등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심혈을 기울여 활동을 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시기적으로 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는 시기에 걸쳐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추진해서 완료해야할 과제와 차기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을 잘 구분해서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차기 정부 농정 방향 및 과제를 제시할 수 있게 농특위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농어업과 농어촌이 가진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농정이 되도록 현장을 중심으로 2기 농특위 위원들이 모두 힘써 일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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