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육청 ‘채식급식’ 논란…영양불균형 초래 우려
일선 교육청 ‘채식급식’ 논란…영양불균형 초래 우려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5.20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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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확산 추세…육식 섭취↓ 식습관 실천 문화 조성
현장 “축산물 잘못된 편견 심어…교육 효과 의구심”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일선 교육청들이 육류 위주 식습관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식단을 도입하자는 취지에서 채식급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축산업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축산물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9일부터 23개교 서울 초·중·고 학생들이 한 달에 두 차례 채식 급식을 먹는 ‘채식 선택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 SOS! 그린 급식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일선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그린 급식 계획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먹거리의 미래를 배우고 실천하는 ‘먹거리 생태전환교육’의 하나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채식 급식 추진을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서울 시내 모든 학교는 한 달에 두 차례 ‘그린 급식의 날’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채식 식단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나친 육식 위주 식습관이 기후 위기의 주요한 원인인 만큼 육식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을 실천하는 급식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도 6개 학교를 선도학교로 지정해 일주일에 한 번 채식 급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구·충남·충북에서도 1학기부터 채식 급식을 도입해 매달 한 차례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울산시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월 1회 채식의 날을 운영하도록 각 학교에 권장했다가 올해부터는 매주 ‘고기 없는 월요일’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부산에서는 학교 채식급식 활성화 등 내용을 담은 조례(안)가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경남도교육청은 2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매달 한 차례 이상 ‘채식 급식의 날’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 교육청은 전통 방식의 육류 생산·소비 시스템은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 온난화를 가속하고 있으며, 육류에 편중된 식습관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하자는 취지에서 채식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축산업계는 각 지방교육청이 추진하는 급식 활성화 계획은 미래 세대에게 축산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육식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주입하고, 성장기 청소년들의 심각한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축산물은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소인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축산물에는 필수 지방산, 필수 아미노산, 철분, 칼슘, 비타민D, 비타민B12 등이 함유돼 있어 균형 잡힌 한 끼 식사를 할 때 빠지지 않고 식단에 올랐다”고 축산물의 필요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성인도 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채식을 권장하면 축산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고착화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영양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청들의 이런 행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식품영양학 전문가도 “생애주기에 맞는 균형 있는 식사습관을 키우는 게 제일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 학생들에게 양질의 단백질 섭취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교육청들이 한 달에 한번 기후위기 등을 교육하기 위해 실시한다고 하지만 교육효과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육류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채식위주의 급식을 할 때 음식물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오히려 지구환경에 더 위협이 되는 교육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교육이 아닌 공공성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보다 명확한 취지를 가지고 식습관 교육이 이뤄져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채식이 좋고 육식이 나쁘다가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할 수 있는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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