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승 (주)경농 미래전략본부 스마트팜사업부문 상무] "노지 스마트팜은 불확실성 컨트롤의 종합 예술"
[황규승 (주)경농 미래전략본부 스마트팜사업부문 상무] "노지 스마트팜은 불확실성 컨트롤의 종합 예술"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6.07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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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FTA 시대 훌쩍 넘는 농업의 '제3인류'

스마트팜, 첨단 기술·영농 기술 교집합 찾는 과정
정부-기업 간 빅데이터 연결 시 디지털 농업 혁명
센싱·인공지능 분석 기술 발전 시 10배 이상 효율
 


He is...황규승 상무는 농업 분야 잔뼈가 굵다. 농약, 종자 등 각종 분야의 실무와 현장을 오가며 역량을 쌓은 그는 농자재 분야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경농에서 스마트사업부문을 총괄하면서 지속 가능한 농자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장기적 플랜의 밑그림을 그린다. 그는 "스마트팜 사업은 첨단 기술과 농업기술, 농사 노하우의 교집합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경농의 모회사인 동오그룹도 스마트팜 사업과 연계해 농민들에게 제공하는 토털 케어 서비스로의 확장에 주목하고 있다. 황 상무는 동오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신선도 유지 (주)탑프레쉬, 종자 동오시드, 비료 전문 조비, 작물 방제 글로벌아그로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동오그룹이 꿈꾸는 농업 종합 컨설팅 그룹으로의 비전에 무게 중심을 뒀다. 그는 "동오그룹이 농민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중에서도 스마트팜 사업 부문에서는 농업의 불확실성을 예측 가능함으로 바꾸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최근 스마트팜 산업은 센싱 기술 등의 발달, 정부의 농업 디지털화 정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전통적인 농업 기업뿐만 아니라 IT업계 등 다양한 업태에서 스마트팜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주목하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팜 사업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과 비교해 그리 녹록지가 않다. 유리온실과 같은 시설 스마트팜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과 정교한 농작업 소프트웨어, 밀리터리 급에 준하는 첨단 기기의 내구성이 갖춰져야 해서다. 또한 대다수 농민들은 스마트팜 설치 후 수지 타산 문제에 직면하면서 사업 확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국내 농업 현실에 맞는 노지 스마트팜 사업을 기획, 시범사업을 마쳤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존의 관수시설을 활용, 맞춤형 비료를 관수시설을 통해 시비하거나 기상 데이터를 모아 빅데이터로 만들고, 최적의 생육 상황에 맞도록 물관리를 제어하는 식이다. 

농촌진흥청과 노지 스마트팜 시범사업을 함께한 농자재 전문 기업 (주)경농에서는 시범사업에서 도출한 결과물을 분석해 다양한 시사점을 도출해 냈다. 농축유통신문에서는 노지 스마트팜 사업을 농업에 혁신을 일으키는 '제3인류'로 선정하고 경농의 스마트팜 사업을 취재했다. 
 

노지 스마트팜의 관수 시설 모습.
노지 스마트팜의 관수 시설 모습.

"수십 년 전 스마트팜 사업 초기 IT 업계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굉장히 쉽게 생각했죠. 시설 자동화 부문은 이미 대부분의 기술이 완비돼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자동으로 환기 시설이 개폐되거나 시간이 되면 물을 뿌리는 관수시설은 이미 상용화 단계죠. 하지만 농업 분야에서는 기술 구현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 내부의 온도가 높으면 환기 시설이 오픈돼 온도 상승을 막아주지만 외부에서 찬 공기가 급격히 유입되면 식물 잎에 이슬이 만들어지고 이 같은 수분 발생은 병해충 발생의 최적 요건이 돼 질병에 시달리게 되죠. 이슬 포화점 관리를 간과한 것인데 이는 하드웨어에만 주력한 결과죠. 결국 스마트팜은 IT기술과 작물 생장에 필요한 과학기술, 즉 농작업 소프트웨어와의 교집합을 찾아나가는 방정식입니다. 결국 최선의 방정식을 찾기 위해서는 검증에 검증을 반복해야 한다는 의미고 이 부분이 바로 미래 스마트팜으로 가기 위한 성공 열쇠죠." 

질적 성장 이뤘지만 빅데이터 통합 필요

황규승 상무는 스마트팜 사업이 미래 농업으로 가기 위한 청사진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갈 길이 험난하다고 운을 뗐다. 첨단 기기로 무장한 화려한 인프라에만 집중하면 정작 농작물을 키우는 농업 기술에는 소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십 년간의 학습 효과로 스마트팜 사업이 질적 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농민이 가지고 있는 농사 노하우를 첨단 기술로 어떻게 구현하느냐, 나아가 데이터로 검증하고 농민보다 더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예측 가능성까지 높이는 게 스마트팜 사업의 핵심으로 꼽은 것이다. 

"스마트팜 사업도 1~3세대로 나누기도 합니다. 1세대가 온도가 낮으면 난방기를 가동하고 온도가 높으면 환기를 해주는 등 단순 환경 변화를 제어했다면, 2세대는 내·외부 센서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온도 편차 그래프를 완만하게 구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환기 장치의 기울기까지 고려해 온습도 관리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죠. 3세대는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인데 기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현장에서 집적되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예상해 대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상 데이터 수집기
기상 데이터 수집기

단순한 물 관리로도 생산성 증대 효과 

황 상무는 국내 스마트팜 산업은 1~3세대가 광범위하게 혼재돼 있지만, 국내 선두 기업 몇몇은 2세대에서 3세대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봤다. 특히 국내 농업 현장에서 쉽게 접목 가능한 노지 스마트팜 사업에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시설 구축비용은 절감하고 영세 농민 비중이 높은 국내 농업 환경 특성상 보다 쉽게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노지 스마트팜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데이터가 쌓이고 분석 기술이 발전된다면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수행했던 노지 스마트팜 사업은 국내 핵심 작물 9개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이었고요. 많은 농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특히 효과적인 물관리 만으로도 노동력이 크게 절감됐다며 만족해하는 농가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효과적인 물관리와 적절한 비료 시비만으로도 농작물의 20~30% 생산성 증대가 이뤄지고 있으니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높다고 볼 수 있겠죠." 
 

관수시설을 통해 비료 등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모습.
관수시설을 통해 비료 등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모습.

"천수답 농업 타파 농작업 솔루션 제공할 것"

경농에서는 관수시설뿐만 아니라 기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비를 설치하거나 토양의 상태를 확인하는 장비를 세팅해 빅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당장 쓰임이 있는 자료는 아니지만 빅데이터가 완성되면 이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접목해 국내 농가들에게 다양한 농작업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어서다. 

기상 예보 데이터는 천수답 농업을 타파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병해충도 마찬가지다. 병해충 발생 초기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지만 영상을 활용해 밀도를 분석하면 병해충 예찰 방지를 위한 핵심적인 관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정부에서도 디지털 농업의 가속화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사업에 스타트를 끊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는 스마트팜코리아라고 해서 농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요.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해 인공지능과 관련한 분석 프로세스, 알고리즘까지 개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사업에는 스마트팜 실증고도화 사업 26개 과제, 차세대 융합 원천기술 연구사업 22개 과제 등 총 48개 과제가 40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황규승 상무.
황규승 상무.

경농, 데이터 통합 스마트팜 플랫폼으로의 진화

황 상무는 정부의 데이터 집적 사업과 이를 분석하는 기술 개발이 활성화된다면 국내 농업의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정부의 데이터와 민간 기업의 인프라 역량이 결합되면 국내 농업의 디지털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데이터 수집의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라고 봤다.   

"농업 제품을 개발한다고 가정해 보죠. 이를 산업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이 걸리는데요. 1년은 개발에 매진하고 2~3년 차에는 반복 검증이 이뤄지며, 홍보를 하는데도 2년 정도가 소요되니까요. 그만큼 농업 시간표는 느리게 흘러가죠. 하나의 제품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투자로 생각하면 됩니다. 경농 스마트팜사업 부문에서도 관수사업부터 투자가 시작돼 이제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농에서는 12년에 걸쳐 스마트팜 관련 기기 기술의 축적과 투자를 동시에 해왔다. 지금까지 하드웨어의 질적 성장을 추구해 왔다면 이제는 빅데이터 구축, 나아가 정부와 기업의 데이터 연결을 통한 스마트팜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꾼다.  

"경농은 국내 농업에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눈과 발로 농사짓는 시대가 저물고 있죠. 농업의 고령화가 진행되면 규모화는 가속화되고 정밀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노동력을 투입하는 질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지 스마트팜 사업은 그 근간을 만드는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고요. 센싱 기술의 발전, 데이터의 집적과 인공지능 분석기술이 고도화된다면 농업의 디지털화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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