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시대 훌쩍 넘는 농업의 ‘제3인류’(6)]차별화된 경쟁력 갖춘 ‘한국형 종돈생산’ 전초기지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
[FTA 시대 훌쩍 넘는 농업의 ‘제3인류’(6)]차별화된 경쟁력 갖춘 ‘한국형 종돈생산’ 전초기지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6.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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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축개량 등 통해 국내산 돼지 생산-품질-맛 향상…우리 고유 돼지 품종 산업화
국제수준 유전평가체계 구축…국내 현실에 맞는 ‘유전능력 평가시스템’ 개발 선봬
AI 활용 생체 3D 스캔 데이터 생성-우수한 종돈 객관적인 빅데이터 활용 선발해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우리나라의 농축산물은 완전개방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2011년 7월 한·EU FTA 발효를 시작으로, 2012년 3월 한·미 FTA발효. 2013년 12월 한·호주 FTA 타결 등 연이어 축산 강국과 FTA가 타결됨에 따라 국내 축산 농가들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지금까지 축산 강국들과 FTA로 인해 우리 축산 농가들의 피해액은 추정이 불가능한 만큼 크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실제 FTA로 인한 피해가 수십조 원에 달한다는 추정 수치가 나오고 있으며, 매해 그 피해액도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국내 축산 농가는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육류 자급률도 1999년 76.7%를 기록했지만 2018년 63%, 2019년 62.8%까지 하락, 앞으로 더욱 자급률이 떨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축산 선진국에서 들어오고 있는 축산물들과 경쟁에서 우리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돼지고기의 경우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품질-맛 경쟁력에서도 국내산과 수입산 간 차별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에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서 국내산 돼지고기를 압도한다는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열풍이 불어 국내 양돈 농가를 긴장시켰던 적도 있었다.

육류 소비 중 돼지고기가 49.1%, 쇠고기 23.8%, 닭고기 27.1% 순으로 소비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산물이 돼지고기라는 점에서 이런 부분은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이에 우리나라 돼지고기 생산성과 품질 개선을 위해 정부를 비롯해 관련 기관, 양돈 농가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종축개량협회는 1960년대부터 국내 양돈 산업의 발전을 위해 종돈개량 업무를 시작했으며, 현재도 국내산 돼지 생산과 품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우처럼 우리 고유의 돼지 품종을 찾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 오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종돈개량부를 이끄는 ‘종개본좌 4인방’ 김우휘 과장, 송치은 팀장, 김성수 부장, 최임수 팀장
사진 왼쪽부터 종돈개량부를 이끄는 ‘종개본좌 4인방’ 김우휘 과장, 송치은 팀장, 김성수 부장, 최임수 팀장

돼지개량네트워크구축사업 추진 개량효과 극대화
국내 여건에 맞는 한국형 종돈생산 추진하고 있어

특히 협회 종돈개량부는 이를 위해 돼지개량네트워크구축사업을 2008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돼지개량네트워크구축사업은 종돈산업을 성장·육성하는 사업으로, 종돈장간 유전적으로 연결시켜 개량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국가단위 유전능력평가 체계를 구축해 우수종돈의 선발, 교류 및 평가로 국내 여건에 맞는 한국형 종돈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최임수 종돈개량부 팀장은 “2008년에 부계품종(두록) 3개 업체를 시작으로, 현재는 부계 8개 종돈장(모돈 820두)과 모계 15개 종돈장(모돈 4,370두), 핵군 AI센터 3개가 사업에 참여토록 규모를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사업에 따른 유전적 개량 양은 기존 개별 종돈장과 비교 시 1.5배 이상의 개량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종돈장간 유전적 연결에 의한 개량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를 더욱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돼지개량네트워크구축사업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업관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돈 등록-검정데이터 농가 제공 활용 종돈개량
종돈 컨설팅시스템 개발 ‘혈통관리’ 고도화 이뤄

종돈개량부는 여기에 종돈 등록과 검정데이터를 활용해 종돈검정성적서, 부돈 및 모돈 후대검정성적보고서, 계획교배서 등을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종돈개량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종돈선발, 계획교배, 도태에 이용해 종돈을 개량하고 있다.

또 기존 서비스에 더해 수입종돈의 성적변화, 근친이 된 농장현황과 개체리스트, 계획교배를 고도화시켜 편리하게 만들었고, 실시간으로 농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8년 8월에 ‘종돈 컨설팅시스템’을 개발했다.

최 팀장은 “중소규모 종돈장의 경우 종돈개량부 직원이 직접 정기적인 종돈장 방문을 통해 혈통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특히 종돈컨설팅시스템 활용 방법에 대한 교육과 개량컨설팅을 실시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돈 유전체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종돈 유전체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종돈능력검정사업 소비자 요구 부응하지 못해
육질진단기 도입 마블링 스코어 측정 등 활용

반면 종돈능력검정사업은 산육능력위주로 실시해 양적인 성장을 도모했으나, 소비자의 요구인 육질, 선호부위 육량개량 등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에 종돈개량부는 B모드초음파 육질진단기를 이용해 육질개량을 하기 위해 2019년 초 육질진단기를 도입했다. 두록을 사육하고 있는 종돈장부터 생체에서 마블링 스코어를 측정, 종돈선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돼지의 가식부위에 대한 선호부위형질 개량을 위해 국내 도축장에 설치된 도체판정기계(VCS2000)에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종돈장에 서비스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최 팀장은 “이 서비스의 경우 수집된 종돈개량자료, 종돈장과 양돈장 생산기록을 연계해 수집된 자료 등 빅데이터 활용한 농가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번식용 씨돼지의 능력평가시스템을 구축해 수입종돈의 국가별, 육종 회사별 후대능력평가를 통해 내 농장에 맞는 종돈선택과 수입종돈평가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돈이력제사업 실시 방역 효율성 도모시켜
지속해서 ‘혈통-이력관리 시스템’ 유지 보수

종돈이력제사업도 실시 중인데, 종돈의 출생, 양도 및 폐사까지의 모든 이력정보 관리를 통해 방역의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위탁기관으로 지정돼 추진하고 있다.

종돈개량부에서 운영하는 종돈의 ’혈통 및 이력관리 시스템‘은 농가에서 전산신고를 지원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 이력지원실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토록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혈통 및 이력관리 시스템’의 유지보수로 시스템의 안정화와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종돈이력제사업의 적극적 홍보 및 농가교육을 통한 사업 안정화와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등록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등록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시스템, 신뢰도 기반 선발도태 지침 제공
유전체 선발 분석시스템 ‘우수 종자’ 선발

종돈개량부는 무엇보다 국제수준의 유전평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독일 VIT 축산연구소와 2019년 1월 협약을 체결하고, 직원을 파견해 국내에 맞는 유전능력 평가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5개 형질을 사료구율 등 8개 형질로 추가했고, 각 형질별 육종가 신뢰도를 추천해 표시, 신뢰도 기반 선발도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9년에는 유전체 분석 실을 구축해 유전체 선발을 위한 분석시스템을 구축했고, 지난해부터 한우 및 젖소는 서비스 하고 있으며 돼지는 올해부터 추진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한 기존의 방법보다 유전체 선발을 통한 신뢰도를 높여 우수 종자 선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환경 맞는 ‘강건성 개량시스템’ 구축
재래종 활용 양돈 산업 획기적 개선·활성화

종돈개량부는 앞으로 미래 종자산업 발전을 위해 기존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가서비스 강화와 AI(인공지능)을 활용한 생체 영상자료(3D 스캔) 빅데이터 수집, 국내 종자인 재래종의 산업화를 위해 유전체 정보 기술을 이용 다양한 연구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최 팀장은 “유럽, 미국, 호주 등 양돈 선진국들은 생산형질과 더불어 질병 및 스트레스 적응과 밀접한 강건성 형질에 대한 선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 모돈에 있어 지제불량으로 인한 도태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이한 생산성 저하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국내 환경에 맞는 강건성 개량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제 평가에 대한 연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팀장은 특히 AI(인공지능)을 활용한 생체 영상자료(3D 스캔)의 데이터 생성하고 개량에 활용하고자 스마트팜 연구과제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돼지 경제형질 체중, 체척 및 외모심사, 측정·관리시스템 구축’이라는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농장검정 시 체척 및 심사형질을 자동화해 개량형질을 수집하고 유전능력 평가를 통한 선발을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농가가 원하는 강건하고 우수한 종돈을 객관적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팀장은 무엇보다 국내 돼지 종자인 재래종을 활용해 양돈 산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재래종을 기반으로 축산과학원은 우리흑돈과 난축맛돈을 개발해 국내 종자를 발굴했으나 아직 산업화 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하며, “종돈개량부는 5년간 재래돼지 및 그 합성종에 대한 유전체기술을 활용한 연구사업을 진행, 국내에서 개발한 종자 연구와 산업화를 위한 연구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품종을 즐길 수 있게 만들 것이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농가 수익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종축개량협회의 모든 데이터가 보관된 장소.
종축개량협회의 모든 데이터가 보관된 장소.

선진국 돼지고기 견줘 경쟁력 갖춘 한돈 기대

이처럼 종돈개량부는 국내 양돈 산업 발전을 위해 품종개량 등 수많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양돈농가들이 FTA 시대 파고를 넘을 수 있게 도움을 줬고, 앞으로도 한국형 우수종자를 산업화 시켜 우리만의 차별화된 품질-맛 경쟁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어느 축산 선진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와 견줘 맛과 품질에서 뒤지지 않는 진정한 한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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