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자 도매시장 거래제도보다 안정적 수취가격에 관심
출하자 도매시장 거래제도보다 안정적 수취가격에 관심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1.06.1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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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도매시장 기능 안정화 방안 정책 토론회패널 토론 정리

  • 산지조직화로 농산물 공급 안정화 필요
  • 적정가격 받는 유통환경 조성 마련돼야
  • 시장관리기구인 개설자 불안조장 금물
  • 투명·공정거래 위한 올바른 역할수행 필요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본지와 이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개최한 ‘공영도매시장 기능 안정화 방안 정책 토론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본부장, 주원철 농림축산식품부 유통과장, 강신영 농축유통신문 대표이사, 강형윤 농민, 이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 정관교 농민, 권승구 동국대학교 교수,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서봉석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
▲본지와 이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개최한 ‘공영도매시장 기능 안정화 방안 정책 토론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본부장, 주원철 농림축산식품부 유통과장, 강신영 농축유통신문 대표이사, 강형윤 농민, 이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 정관교 농민, 권승구 동국대학교 교수,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서봉석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

국내 공영도매시장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가락시장은 우리나라 농업 유통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농수산물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농산물 유통경로의 비효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후 도매시장 안정화와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모색되기 시작했으며, 경매방식이 아닌 출하자와 구매자가 협의에 의해 가격을 책정하는 새로운 거래방식 도입이 꾸준하게 추진됐다. 당시 투명한 가격결정을 위해 허용하지 않았던 정가매매, 수의매매, 시장도매인제 등 여러 거래방법이 제도화된다. 그동안 농산물 유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다양한 거래제도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 과도기를 맞으면서 도매시장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에 본지는 이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 10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회의실에서 ‘공영도매시장 기능 안정화 방안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은 권승구 동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강정현 부총장(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서봉석 사무총장(가톨릭농민회), 오세복 본부장(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강형윤 농민, 정관교 농민, 주원철 과장(농림축산식품부) 등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토론에서 나온 이슈를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출하자 거래제도아닌 수취가격가장 중요하게 생각

도매법인 현장 소통 강화 중요개설자 기능-역할 소홀

강정현 부총장 : 실제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하고 있는 농민들은 거래제도에 대해 관심이 없다. 내가 출하한 농산물의 수취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공영도매시장은 출하자가 내는 수수료로 인해 운영되지만 시장에서 출하자의 설 자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농민들은 최고 수취가격보다 안전성을 원한다. 산지는 산지대로, 도매는 도매, 소비지는 소비지대로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가 중요하다. 각 주체들의 생각이 서로 정상적으로 유지됐더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서로 동상이몽을 꿈꾸다가 신뢰가 떨어지고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개별출하에서 조직출하로 변화해 가격을 일정부분 농민이 정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주체인 농협의 의지가 부족한 상태다. 또 가락시장의 경우 중도매인의 20년간 평균 매출 변동이 크지 않다. 농민들도 고령화됐지만 중도매인도 고령화가 되다보니 새로운 소비지 발굴 방법을 찾지 않는다. 중도매인의 역할이 미흡하다보니 좋은 수취가격도 나오지 않는다. 성적이 부진한 중도매인의 도태도 필요하고 육성에도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경매가격이 흔들리는 이유는 예외규정 때문이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최고가격에 경락을 받아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중도매인 간 거래, 상장예외품목 등의 방법으로 상품을 구할 수 있다 보니 구매의지가 약해지고 있다. 아울러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이 아쉽다. 경매제도가 문제는 곧 도매시장법인의 문제로 귀결된다. 결국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매사와 생산자의 스킨십이 필요하다. 공영도매시장이 국산 농산물을 보호하기 위한 곳이었지만 수입농산물 취급도 늘어나는 만큼 수입산 거래에서 나오는 수익은 농민을 위한 기금 조성을 했으면 한다. 여기에 서울특별시는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하려고 노력만하지 개설자의 기능과 역할에는 소홀하다. 개설자들이 제도 개선이 아니라 시장관리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영도매시장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공영도매시장에서는 농산물을 2~3박스를 구매하는 사람보다 많은 물량을 사가는 사람이 중요하다. 도소매를 확실하게 분리시켜 물류의 분산기능을 높여야 한다.

 

대부분 소농안정적 수취가격 만드는 것 중요

도매시장법인 독점화공정거래질서 확립 필요

서봉석 사무총장: 농촌의 80%가 소농이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높은 수취가격보다는 안정적인 수취가격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적정한 농산물 가격을 유지하는 것도 시장의 기능이다. 최근 들어 유통경로가 디지털화 되면서 도매시장의 거래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공영도매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가락시장이 아니더라도 큰 도심지의 공영도매시장에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시켜 비교를 해봐야 한다. 특히 현재 가락시장을 보면 5개의 도매시장법인이 독점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있다. 공정해져야 한다. 또한 농산물 직거래도 강화해야 한다. 탄소문제로 유기농, 무농약 등의 농산물도 많이 생산되지만 도매시장에서 상장이 잘 안 된다.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농산물 수취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된 농산물 생산이 될 수 있게 제도 등을 개선해야 한다.

 

 

 

 

강서시장 시장도매인과 거래 4억 받지 못해 소송 중

경매제 보다 시장도매인 농가 피해 줄 사각지대 많아

강형윤 농민: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강서도매시장 시장도매인에게 약 14억 원 정도 사과를 출하했지만 약 4억 원 정도를 받지 못했다. 현재 해당 시장도매인을 상대로 소송중인데 증거부족으로 1심에서는 패소했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항소를 진행 중인데 자료를 받다보니 시장도매인의 불법행위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게 오게 됐다. 경매제도와 시장도매인제도 모두 이용한 입장에서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시장도매인제도가 농가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농민 제도 관심 없어농산물 제값 받는 게 더 중요

경매제보다 어느 정도 계산 선 시장도매인제도 선호

정관교 농민 : 사실 경매제도니 시장도매인제도니 이런 것에 농민들은 관심이 없다. 제값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밥그릇 싸움을 하는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 농산물은 공산품을 찍어내듯이 원할 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수급불안 요소를 항상 안고 있는데 농민들은 적정한 가격을 원한다. 농산물 수취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면 농민들은 불안하다. 특히 경매제도는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다보니 운송료가 안 나와도 시장으로 보낼 때가 많다. 농산물 수집이 많이 됐음에도 정보가 없다보니 농산물을 또 보내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경매제도는 옳지 않다. 작년에 고추가격이 좋았다. 산지에서는 고추를 세우는 지지대를 구하기 힘들만큼 많은 농가들이 고추를 심었다. 기상이변이 없는 한 과잉공급으로 고추가격은 폭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농민들은 불안정한 농산물 가격을 원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가격을 원한다. 차라리 시장도매인제도는 가격을 정하고 보내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그런 점에서는 시장도매인제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도매시장 이익 주체 색안경 끼고 봐 문제 호도

시장도매인제도 농민에게 위험 부담 지는 구조

오세복 본부장: 공영도매시장의 특징은 공개와 경쟁으로 정리할 수 있다. 공개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이 거래하면서 나오는 모든 정보가 공개가 된다. 경쟁은 각 공영도매시장 내에서 수집·분산을 담당하는 주체들이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강력한 법정 규제 속에서 공영도매시장은 운영하다보니 이것을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영도매시장에서 이익을 보는 주체를 색안경을 끼고 이야기하고 있다. 가락시장에 영업을 하고 있는 도매시장법인을 예로 들면 출하자가 경락을 100원에 받으면 약 5원의 수수료를 낸다. 도매시장법인은 하역비, 각종 인센티브 등을 제외하면 순 이득은 약 2.4원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만을 부각시켜 공영도매시장의 유통구조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문제로 호도되고 있다.

현재 공영도매시장에서는 선 물류, 후 거래식인데 앞으로 형태가 후 물류 식으로 진화가 일어난다면 수취가격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제도의 경우 거래과정이 공개되지 않는다. 농민들과 가격협상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시장도매인제도의 장점인 매수원칙보다 위탁이 많아 농민들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가격을 관리하는 기준도 없다. 출하형태를 확대하는 취지나 역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정 품목 특정 수량에 대한 것만 취급하고 있어 기존 도매시장과 공개경쟁을 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공영도매시장에서 자유거래를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시장도매인제도는 농민에게 위험부담을 지는 구조로 이뤄져 있어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선 특정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거래제도 보다 적정 가격 받는 구조 만드는 게 중요

의견수렴 도매시장 안정화 방안조만간 발표할 것

주원철 과장: 정부 측에서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야기해보겠다. 가락시장은 기준가격을 형성하는 정말 중요한 시장이다. 보험, 수매, 채소가격 안정제 등을 실행하는데 반영되는 기준가격이 제공되고 민간에서 거래가 이뤄질 때도 가장 중요한 정보로 사용된다. 가락시장에서 연평균 거래금액이 1,000만 원이 안 되는 농민이 전체 거래농민 대비 71%나 된다. 가락시장처럼 공영도매시장은 소규모로 거래하는 농민들의 농산물을 팔아줄 의무가 법적으로 있기 때문에 몰리는 것이다. 또 산지의 꾸준한 조직화로 직거래를 하는 형태가 많아졌지만 아직도 청과의 50% 이상이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것을 종합해 볼 때 거래제도의 중요성보다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제도보다는 산지조직화를 통해 적정한 양의 농산물이 일정하게 공급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경매제도에 대한 불만이 있는 만큼 농림축산식품부는 의견수렴과 검토를 통해 공영도매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산지가 규모화 된다면 공영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거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매시장이 이러 부분에 대한 대안까지 마련해 발전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산지조직화 투명·공정 거래 만드는 근본적 해결책 될 것

정가·수의거래-경매제 병행 시 안정적 가격 형성 도움

권승구 교수: 유럽의 경우 대부분 산지에서 농산물 가격을 결정한다. 산지조직화로 가격협상력이 산지에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산지조직화가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만들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또 경매제도가 가지고 있는 단점도 분명히 있다. 토론에 참석한 농민과 단체들도 말했듯이 물량이 일시적으로 출하되면 가격이 폭락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정가·수의거래를 활성화시켜 경매제도와 함께 병행한다면 안정적인 가격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농산물 가격은 농업에서 가장 큰 현안문제로 통용된다. 더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소비지 시장의 분산 규모도 잘 파악해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개설자는 관리기관인 만큼 공영도매시장의 운영이 목적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 기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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