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흉작 벌꿀 수급 ‘빨간불’…농가 경제적 타격 ‘심각’
연이은 흉작 벌꿀 수급 ‘빨간불’…농가 경제적 타격 ‘심각’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6.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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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 일기불순 여파 평년대비 생산량 절반 수준 못 미쳐
현장 “정부에 경영안정지원 촉구”…양봉농협, 대책 마련 추진

텅텅 비어 있는 벌통
텅텅 비어 있는 벌통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지난해 대흉작에 이어 올해도 이상기온 현상으로 인해 벌꿀 수확량이 평년 대비 떨어지면서 양봉 농가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년 연속 흉작으로 벌꿀 유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현장의 농가와 유통업계에서는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실제 올해는 4월 최고기온 상승으로 인해 아카시아 꽃의 개화가 평년보다 5∼10일 가량 빨라졌다. 여기에 개화기 일기불순(잦은 비와 바람, 저온현상 발생 등)으로 유밀(꽃에서 꿀이 분비되는 현상) 저조로, 평년 작황의 40∼50% 미만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봉농협 관계자는 “유밀기 비와 저온현상으로 인한 벌꿀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 올해 아카시아 나무 꽃대 발육은 양호했으나 비와 저온현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특히 잦은 비와 저온현상으로 인해 벌꿀 수분함량이 높은 이른바 ‘물꿀’ 생산으로 인해 실제 생산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벌꿀 내 수분함량을 낮추는 농축과정을 거치면 실제 생산량은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밀저조 및 저온현상으로 꿀벌 소실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정리채밀 후 아카시아 벌꿀 유밀이 제대로 되지 않아 꿀벌 먹이부족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면역력 감소로 각종 질병 발생이 급증해 역봉(꿀을 채취해오는 꿀벌) 소실됐다”면서 “여기에 저온현상으로 인한 꿀벌 소실까지 발생해 올해 벌꿀 생산량이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지역별 편차가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봉농협에 따르면 채밀 1차 지역인 남부지방(창원·함안, 칠곡, 영천 등)의 경우에는 평년 대비 생산량이 60% 가량 될 것으로 예측됐다.

채밀 2차 지역인 중부지방(안동, 영주, 진천, 음성 등)은 남부지방에 비해 생산량(평년 대비 46%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밀 3차 지역인 북부지방(파주, 김포, 철원 등)도 평년 대비 생산량이 49%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연이은 흉작으로 인해 전업농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이고, 전국 벌꿀 유통에 어려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봉농협 관계자는 “꿀벌을 대량으로 사육하는 전업농들은 대규모 군수 경영으로 투자가 많은 상황에서 흉작으로 경제적 타격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특히 이동에 필요한 각종 경비 부담과 채밀 시 인부들 인건비 체불, 꿀벌 사육비용(사료비용, 기자재 비용 등)이 크게 부담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연이은 흉작으로 원료꿀 수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대형 식품회사(농심, 오뚜기 등)에 원료로 공급하는 벌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특히 연이은 흉작으로 보유 재고량이 없어 거래처가 끊길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하며, “여기에 벌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수입벌꿀과 설탕꿀 범람으로 시장 혼란과 잠식 우려가 나타날 것”이라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현장에서는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특히 양봉농가 생계자금 지원, 사료비용 지원, 벌꿀 흉작대비 자연재해 인정 및 가축재해보험 개발, 융자 상환기간 연장 및 금리 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농협은 벌꿀 흉작에 따른 피해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양봉농협은 아카시아 벌꿀 수매가격을 전년대비 드럼당 30만원 인상하고, 벌꿀 납품 조합원 사료 지원, 배당사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피해가 큰 아카시아 벌꿀 납품 조합원에 한해 선급금 및 구매미수금 1년 유예, 선급금 및 구매미수금 이자 면제, 벌꿀 수매대금 검사 후 즉시 정산, 벌꿀 수매 등급 완화, 벌꿀 검사비 배당 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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