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종민 LS엠트론 트랙터스마트제어팀 책임연구원] "센티미터의 오차가 농업의 미래 바꾼다"···트랙터가 농민이 되는 세상
[인터뷰-최종민 LS엠트론 트랙터스마트제어팀 책임연구원] "센티미터의 오차가 농업의 미래 바꾼다"···트랙터가 농민이 되는 세상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6.2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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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시대 훌쩍 넘는 농업의 ‘제3인류’(8)

2.5cm 이내 오차 실현 정밀 농업 완성 수확량 훌쩍
자율주행·자율작업·원격관리’ 플랫폼 하나로 묶는다
유연한 정책·규제완화 등 첨단 기술 개발 환경 필요


국내 농업을 이끄는 한 축은 농기계다. 농기계는 1980년대 백색혁명과 함께 국내 산업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산업화 시대 도시로 가는 청년들의 손발을 대신해 농촌 인력 문제를 해소했으며, 농촌의 기계화가 농민 조직의 집단화·규모화와 맞물려 국내 농업 볼륨을 크게 키운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이제 농기계 업계는 이앙기, 콤바인, 트랙터가 농민이 되는 시대를 꿈꾸며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려 하고 있다. 트랙터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밭을 갈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농사를 감독하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 이제는 농기계가 단순히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는 것에서 나아가 데이터를 집적하고 분석해 농민의 노하우까지 읽어내면서, 스스로 농사짓는 시대를 준비 중이다. 

2021년 글로벌 농업 강국으로 가기 위한 여정에 LS엠트론이 몸을 실었다. 농축유통신문은 FTA 시대를 열어갈 '제3인류'로 농기계를 지목, 최종민 LS엠트론 트랙터스마트제어팀 책임연구원을 만나 미래를 여는 농기계에 대해 취재했다. <편집자 주>
 

최종민 LS엠트론 트랙터스마트제어팀 책임연구원.
최종민 LS엠트론 트랙터스마트제어팀 책임연구원.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정밀함이 생산성을 가른다” 2.5cm 이내 오차 실현
  
"정지 시 GPS 신호와 지표면 오차는 2.5cm이내의 정확도를 보여주고, 고르지 않은 지면 위에서도 최대 7cm 이내의 정확도를 구현합니다. 1cm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작은 차이가 농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LS엠트론 자율 작업 트랙터인 'LS스마트랙'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후 상용화를 앞둔 시점인 지금 국내 최고 정밀도를 자랑합니다."

LS엠트론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LS스마트랙. 최 책임연구원은 그 강점으로 줄곧 셈세함을 강조했다. 미세한 차이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농업 작업 시 배토, 두둑 형성, 비닐 피복 작업 등에서의 작은 오차가 농업 생산성과 직결돼서다. 

정확도는 가능한 작업 영역을 확장하기도 한다. 로터리, 써레, 제초, 비료 살포보다 더 정밀도가 요구되는 파종, 수확, 두둑 성형 등은 센티미터(cm) 차이로도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LS자율작업트랙터는 운전이 미숙하더라도 정밀한 작업을 가능케 하여 경작시간을 단축시키고 수확량을 증대할 수 있습니다. 현장 농가에서 자체 테스트한 결과 콩 작업 수확량이 8% 늘었고, 이는 1만 2,000평 기준 매출액 환산 시 450만 원의 생산성 증대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LS엠트론의 강점은 정밀도입니다."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보통신 기업과의 협업은 필수다. 첨단 기기의 발전은 통신 기술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서다. 농기계 산업의 인프라는 정부와의 협업이나 정보 통신 기업과 거미줄처럼 촘촘한 네트워크를 통해 완성된다. 

"LS엠트론은 노지에서의 첨단 무인 자동화 농법 시범 단지를 구축하는 국가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에서 LG CNS, LG유플러스 등의 정보 통신 기업과 파트너십을 갖고 협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상생 협력 차원에서 유망한 ICT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및 산학기관들과도 함께 협업을 함께 합니다."

 


△ 작업자가 농작업 영역을 설정한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작업자는 트랙터에 앉아 구경만 하면 된다. 직진 주행부터 턴까지 트랙터가 알아서 방향을 바꾸고 장애물을 인지한다. 널찍한 공간을 트랙터가 이곳저곳 누비며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고 사람의 손으로 운전하는 것보다 더 정밀한 주행을 실현한다. 이 같은 풍경은 LS엠트론의 트랙터 자율 주행 모습이다. 육안으로 오차는 구별조차 힘들다. 자율 주행 모델을 개발한 최종민 책임연구원은 자율 주행의 핵심으로 정확도를 꼽는다. 



자율 주행 3~4단계 연구 박차 
  
자율 주행 사업은 글로벌 농업으로 가기 위한 핵심 분야다. 농촌에는 고령화,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노동을 대신하고 농업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 찾기에 분주하다. 때문에 자율 주행 농기계는 농업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사로 등장한다.

농기계 분야에서 자율 주행은 총 5단계로 나눈다. 자율 주행 적용 전 단계인 0단계부터, 10cm 오차의 자동 조향이 가능한 1단계, 자동 조향에 직진과 회전 추종 알고리즘을 장착, 엔진 RPM 자동제어까지 가능한 2단계, 기본 자율 주행에 지능형 농작업과 장애물 감지, 변속기와 전자유압 자동화가 가능한 3단계, 완전 자율인 4단계다.

"현재 LS엠트론은 2.5단계의 자율 작업 트랙터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3~4단계에 대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준비 중에 있고, 콤바인 자율 주행 기술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랙터 원격관리 서비스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LS엠트론의 원격관리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트랙터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작업자에 필요한 유지 보수 내용을 전달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소모품 교체시기를 알려준다거나 트랙터의 운전 데이터를 모니터링한다든지 영농활동을 분석하는 식이다. 이미 XP·MT5·MT4 모델이 원격관리 대상 모델로 스탠바이 중이다.
 


△ 자율작업 트랙터 내부 모습. 아래쪽 큰 화면은 트랙터의 각종 정보와 상태를 나타내주고 최 책임연구원이 가리키고 있는 작은 화면은 자율작업을 위한 HMI다. 자율 작업 모니터에는 정보 진단, 표시, 설정 창들이 구현돼 있으며 자율주행에는 조절기능, 경로설정 등 작업자가 간편하게 터치 한번으로 자율 작업이 가능하다. 트랙터 내부에는 사용자 편의를 최적화한 쾌적한 실내와 컬러풀한 색감, 세단 못지않은 심플하고 부드러운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첨단 농기계 기술 개발 환경 구축 시급
  
아직까지 완전 자율 주행 농기계 상용화에는 난관이 많다. 국내에는 자율 주행이나 자율 작업 기술에 대한 안전 기준, 법 규정, 기술 표준화 등에 대한 규정이 세부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기계 스마트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농기계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서다. 때문에 자율 주행·작업 기술을 포함한 첨단 기술의 국산화는 반드시 필요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는 게 최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자율 주행 기술 상용화 준비 및 선행기술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며, 국내시장에서의 관련 안전기준 및 법 규정 마련 등에도 학계, 유관 정부 기관 등과 협력해 기틀이 마련될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첨단 농기계 기술 개발 관련 과제 및 사업 등에 대기업의 참여 제한이라는 여러 가지 규제 및 장벽으로 인해 개발하는 데 일정 부분 한계가 있어 국내 시장 잠식 우려가 높습니다. 첨단농기계 기술 개발 관련 사업 및 지원에 있어 조금 더 유연한 정책과 규제완화를 통해 기술 개발을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LS스마트랙터 앞모습.
LS스마트랙터 앞모습.

자율주행·자율작업·원격관리 플랫폼으로 집적
  
농기계 자율 주행의 최종 4단계는 무인 자율 작업이 가능한 단계다. 이 경우 인지·판단의 자동화가 가능하며, 장애물 감지 및 회피, 원격 감시까지 가능해진다. 최종 단계로 진입하면 트랙터가 농사를 짓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이야기다. 

LS엠트론은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 하나로 트랙터의 모든 시스템을 관장하는 원스톱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아이트랙터(iTractor) 어플을 다운 받으면 소모품 교체시기, 영농활동 분석, 트랙터의 위치, 시동 알림, 고장 경고, 운전 데이터 모니터링 등이 구현돼 실시간으로 내 손안에서 트랙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LS엠트론은 ,LS 첨단농기계 플랫폼을 구축해 자율주행 트랙터, 자율작업 농기계, 원격관리 시스템 등 모든 농기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LS Agriculture Smart Link와 같이 하나 되는 첨단 농기계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비전을 LS엠트론이 농민과 함께 준비해 나갈 생각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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