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권 반대하는 농식품부의 속내
온라인 마권 반대하는 농식품부의 속내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7.15 15:5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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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각종 악재 부담 됐을 것" 관측
대선 앞둔 정국에 빌미 될까 ‘노심초사’
올해 연말 기점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 중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당최 온라인 마권을 반대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속내를 모르겠다.”

지난 13일 집회에 참석한 말 산업 종사자들의 하소연이다. 1년이 넘도록 온라인 마권 발매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정부의 대답은 묵묵부답. 경륜과 경정의 온라인 발매가 합법화되는 동안 온라인 마권 입법과 관련해서는 농식품부가 앞장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에 대해 업계 종사자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승남·윤재갑 의원과 국민의힘 이만희·정운천 의원 등 농해수위 소속 여야 의원 4명이 지난해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골자로 하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의 반대로 법안심사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활동 일지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활동 일지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8월 탄원서 제출을 시작으로 1년간 수차례 국회와 청와대, 농식품부 앞에서 1인 시위 등 말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 마련을 촉구했으나 정부는 일관된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마사회의 각종 악재 이슈가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고 문중원 기수 관련 비리 의혹, 최근 불거진 김우남 마사회장의 갑질 논란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이를 관리·감독하는 상급 기관인 농식품부의 책임 논란도 끊이질 않아서다. 만약 온라인 마권 발매까지 허용된다면 농식품부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선을 앞둔 정국도 말산업 관련 종사들에게는 악재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모든 정부기관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책들에는 소극적인 대처, 소위 ‘시간 끌기’로 일관하는 공무원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제388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에서도 정부에서는 마사회 개혁·경영 정상화, 사회적 인식 개선 등에 대한 연구용역과 사회적 합의기구 논의를 병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용역의 경우 대략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올해 온라인 마권 발매와 관련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해당 소위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하면서 법안 발의 의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시 정운천 의원은 “지금 경륜·경정이 (입법이) 돼 있고 외국에서 온라인 경마를 실시하면서 불법 경마가 확 줄어든 과정도 있다고 하면 (농식품부에서) 그런 자료도 좀 가져와 보고 긍정적인 면과 보완(책에 대해) 이런 겁니다 (하는) 성의 표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농식품부와 마사회 간 불편한 관계가 정부의 늑장 대응을 불러왔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마사회 이슈가 농식품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농식품부는 온라인 마권 입법과 관련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마사회의 실축으로 정작 농식품부가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았나. 김현수 장관 입장에서도 문재인 정부와 끝까지 함께하는 장관으로 남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마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정부도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 말산업과 경마산업에서 발생한 손실은 총 9조 원으로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지난 6월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온라인 마권 입법과 관련해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 워낙에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사회가 내부 보유금을 가지고 올 연말까지 버틸 수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버티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재유행 할 것이라는 전제를 포함해서 몇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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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7-19 16:16:23
매년 사람이 몇명씩 세상을 뜨게 만들고, 고생한 말들은 소리소문없이 죽여버리는 놈들 뭐 좋으라고 온라인 마권을 해줘? 일단 경마를 경마답게 만들어라

새벽도깨비 2021-07-19 07:52:22
외국에는 온라인 마권이 활성화 돼 있는데 국내에서는 허용을 안 하는 이유는? 국민을 무시해서 그러는 거임...농림부 장관out

이범희 2021-07-18 08:35:39
농림부도 세금으로 생활하는테 세금이 밖으로 세는것에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읍니다 세금관리에 협조하여으면좋게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