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의 책장] “간결함에 숨어있는 혜안” 미래를 한 줄에 담다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의 책장] “간결함에 숨어있는 혜안” 미래를 한 줄에 담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7.23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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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

명쾌한 한 줄에 무궁무진한 지혜 함의
사회 현상 분석·미래 대비 솔루션 담아
경험·사색 따라 수십 가지 해석도 가능
지식 탐닉하는 짜릿함을 독자에게 선사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HE IS… 30여 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 왔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센터장과 부원장, 한국국토공사 공간정보연구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변화와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나가는 사람들에게 지혜를 선사하고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미래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구구절절 이어지는 설명보다 명쾌한 한 문장의 무게감을 더 실감하게 만드는 책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을 출간한 바 있다. 농업계에도 “농촌은 단순히 작물 경작과 먹거리 생산에서 나아가 인간을 보살피는 ‘휴먼케어서비스’로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큰 울림을 줬다. 현재 국가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국회 싱크탱크인 국회미래연구원의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한국형 국가발전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는 두 가지 모델이 공존한다. 인간이 주도하는 경제 사회활동과 AI와 로봇이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 사회활동 모델이다. 이미 우리 삶 곳곳에는 두 가지 모델이 병합해 공존 중이다.

주식시장에서는 AI가 주식을 트레이드하고 있고, 로봇 기자가 쓰는 기사들도 넘쳐난다.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무인 결제 시스템인 키오스크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무인 편의점은 이제 식상한 수준.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래 경제 사회활동은 더 이상 사람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주도하는 경제생활 무대에서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가.

미래에는 노동도 중요한 문제다. 일상생활에서 인류의 노동이 멈춘다면 어떤 타격이 있을까. 미래 사회에는 인간 노동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수치로 따진다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 중일까. 누구도 속단하기 힘든 막연한 미래 노동 시장에는 노동에 대한 개념조차 바뀔 수 있다.

우리나라에 여성 열풍이 한창이라 생각하는가. 아직 멀었다 싶지만 여성 돌풍이 부는 것은 일견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 때문으로 치부하기에는 매우 광범위 하다. 이런 현상 이면에 우리 사회는 어떤 변화 가능성과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성 역할 고착화의 탈피, 여권 상승으로만 판단하면 빵점짜리 답이다.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 표지 모습.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 표지 모습.

사회 트렌드 변화 의미 분석
미래 대비한 통찰과 혜안 담아
 
30년간 미래만 연구한 학자가 읽기 쉬운(?) 그림책 하나를 내놨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에서 발간한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이다.

제1부 인생과 일, 제2부 자기찾기와 자기변화, 제3부 미래 전망과 미래 전략 등 총 3부로 나뉜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나왔다. 페이지마다 짤막한 텍스트에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성인 동화책이라는 편견을 만들지만 엄청난 착각. 미래를 향한 고민에서 나오는 간결한 문장은 우리 사회 현상을 진단하고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솔루션들이 반짝반짝 숨어있다.

그 해답을 찾는 것은 독자의 몫. 미래를 그리는 수많은 서적들이 나와 있지만 미래로 가는 고차 방정식에는 마땅한 답이 없다. 김현곤 국회 미래연구원장은 과거와 현재를 단순화해 멋진 해석을 곁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간결한 통찰과 생각할 여지를 남겨놓는 혜안을 책속에 담았다. 그가 수십 년간 머릿속 바다에 떠도는 미래에 대한 통찰과 사색을 그물로 건져 책 한 권에 담은 것이다.

 
분야 막론한 사회적 현상 의미 찾아
미래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도 귀결
 
"AI 시대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경제사회활동 모델이 공존한다"(p.165)
"인간과 기계에 의한 노동의 비중 변화 : 2018년 71:29 → 2030년 29:71"(p.147)
"여성의 시대가 오는 두 가지 이유 : 공감 능력&이야기 능력"(p.145)

 
위 이야기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지 않다. 우리 사회에 거대한 담론이 변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거나 세월의 변화 속도가 무섭게 느껴진다면 자신도 모르게 책에 빠져 사색하게 만드는 동력을 만드는 문장들이다.

경제와 사회, 성역할, 노동 등 분야를 막론한 사회 전반의 의미를 찾아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에 함께 빠져들다 보면 비로소 미래에 대한 자신의 역할 고민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예컨대 저자는 21세기 인생 모델은 '가로 모델'이라 했다.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와 교육, 노동, 여가의 주기를 그래프로 환산하면서, 과거 세대별로 교육·노동·여가의 주기가 나누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병렬적으로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난다는 식이다.

지금 교육 시장에 불고 있는 성인 학원 열풍,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노동의 기회, 노년층의 권리로만 인식됐던 여가 생활의 보편화가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나의 미래 모습은 나의 현재 습관의 누적이다"라는 말은 무릎을 치게 만들기도 한다. 습관은 무의식 영역에서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은 것 같지만 습관처럼 무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없다. 해당 구절은 수십 년간 저자가 쌓아온 어른의 지혜, 성공의 솔루션을 '습관'이라는 해답으로 표현한 셈이다.

   
지식 깊이 따라 해석도 천차만별
미래 솔루션 찾기 위한 해법 담겨
 
한 문장이 주는 무게를 독자마다 다르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은 이 책의 백미다. 특히 "나라는 제품을 설명하는 100개의 안내문이 들어 있는 마법의 종이 한 장을 만들어 보자"라는 구절과 그 예시는 자신을 상품에 견줘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인생 길라잡이 같은 역할을 한다.

이는 농업에도 똑같이 적용해 볼 수 있다. 다양한 농업 농촌의 정책을 리스트화해 농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농업의 장점을 만들어 본다면 더 나은 농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독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의 깊이에 따라 또다른 해석을 낳게 만들고 자신을 디자인하는 솔루션에도 다채로운 결과물을 파생하게 하는 가능성을 선보이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은 특히 농업 분야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가령 "고령화 문제의 답은 고령자에 있다"는 문장은 농업계에서 젊은 피를 수혈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퍼붓는 행태에 일명 '팩폭(팩트폭행)'을 가한다. 젊은 피를 수혈한답시고 엄청난 예산을 들이붓는 위정자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불러일으키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령인들(귀농인)을 통해 고령화를 해결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농업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미래로 가는 길이 궁금한가. 자신만의 미래 솔루션이 필요한가. 지금 당장 작은 책자 한 권을 가방에 꽂고 수시로 탐독하고 사색하라. 혹시 아는가. 당신만의 안락한 미래가 그려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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