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름철 돼지, 맞춤 사료 급여 전략이 필요하다.
[기고]여름철 돼지, 맞춤 사료 급여 전략이 필요하다.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21.08.1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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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김조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김조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여름은 사람과 가축 모두가 견디기 힘들다. 문제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갈수록 혹서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1973년부터 2019년까지 일최고기온이 1.5, 폭염일수가 6.9일이 증가했다. 21세기 후반(20712100)에는 폭염일수가 22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돼지는 다른 가축에 비해 고온스트레스에 민감해 양돈농가는 생산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따라서 여름철 돼지의 생리적인 변화를 이해하고, 이에 맞는 하절기 대비 사양관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자 한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되지 않고, 지방층이 두꺼워 체열 방출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고온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섭취량이 줄어드는데, 심할 경우 30% 이상 감소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돼지가 체내에서 영양소를 분해흡수할 때 대사열이라는 체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사열로 인한 체온 상승은 여름철 돼지 생산성에 더욱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장내 융모 세포가 산소 부족으로 손상돼 영양소 소화와 흡수력이 떨어진다. 결국 돼지는 영양부족으로 성장이 더뎌지고, 심하면 폐사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유난히 더웠던 2018년 여름, 폭염으로 인해 56,593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줄어든 사료섭취량을 보완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영양분이 높은 사료를 주면 생산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단백질을 분해할 때 많은 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영양성분별 소화 시 열에너지 생성 비율을 보면 단백질 42%, 섬유질 42%, 탄수화물 18%, 지방 0%로 단백질이 소화될 때 열 생성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고단백 사료를 급여하게 되면 많은 대사열을 축적시켜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단백질을 줄이고 돼지가 바로 흡수할 수 있는 형태인 합성아미노산을 첨가해 영양소 분해에 생기는 대사열을 줄이고 단백질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

대신 사료섭취량 저하로 생기는 에너지 부족은 소화 시 대사열 발생이 없는 지방함량을 높여 주는 것으로 보완해 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고온기 사료 영양분 조성을 저단백질, 합성아미노산(성장단계별 적정량), 지방 등을 첨가해 생산성 저하를 예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고온기 돼지 사료섭취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료 관리와 급여 방법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사료가 부패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평소보다 자주 사료빈, 사료급이기 내부의 사료 상태를 확인하고, 부패된 사료는 빨리 제거한다. 사료도 5일 내외로 전부 소진할 수 있도록 주문 간격을 단축하고, 사료빈, 이송라인 등을 점검해 빗물 등이 스며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조금이라도 사료를 많이 먹여 일일 영양소 요구량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급여 횟수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교적 시원한 시간인 아침, 저녁 시간대에 급여하거나, 하루 2번 급여하던 것을 34회로 나누어 소량으로 자주 급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계속된 폭염으로 양돈농가의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온 스트레스로 변하는 돼지의 생리를 이해해야 한다. 더불어 알맞은 사료 조성과 급여 방법을 제공해 돼지가 사료를 잘 먹게 관리해야, 여름철 성장 지연을 조금이나마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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