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에도 아삭하고 맛있는 배추가 ‘척척’
뜨거운 여름에도 아삭하고 맛있는 배추가 ‘척척’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1.08.20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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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안반데기 현장]

  • 인구 감소·소비트렌드 변화로 배추 소비는 감소 중
  • 소비트렌드 맞춘 품종 선택으로 경쟁력 확보 안간힘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지난 17일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배추밭 모습.
△지난 17일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배추밭 모습.

아삭하고 맛이 달아 인기가 높은 고랭지 배추는 매년 수급불안 요소들로 인해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랜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고랭지 배추 80% 이상이 손실돼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금배추로 불렸다. 올해는 좋은 기상여건으로 고랭지 배추가 풍년을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과잉으로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을지 농가들은 온통 유통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작황은 평년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출하지역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8월 1일부터 13일까지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9,480원/10kg으로 전년 및 평년보다 낮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7일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했지만 이는 전날 궂은 날씨로 인해 수확작업을 할 수 없어 당일 출하물량이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에서는 올해 별다른 기상이변이 없는 한 여름배추 공급물량이 수요량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 대형 배추 소비처마다 저장창고에 봄배추를 한가득 가지고 있어 공급과잉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추는 지난 시간동안 우리 밥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인구규모와 소비패턴으로 인한 변화는 배추의 소비를 둔화시켰고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저가 김치는 우리 식당 식탁을 점령해 국내산 배추 산업이 크게 위축됐다. 현재 고랭지배추 생산면적이 크게 감소하고 생산량도 2000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제는 배추도 고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궂은 날씨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배추선별 작업과 포장을 하고 있다.
△궂은 날씨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배추선별 작업과 포장을 하고 있다.

#배추 현황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배추를 경락시키는 가락시장의 대아청과의 연간 배추 반입량을 보면 2006년 16만 8,013톤이였으며 2013년 17만 4,155톤을 최고점으로 찍은 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지난해 12만 6,547톤이 거래됐다. 이는 2006년 대비 2020년을 비교하면 약 25%의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고 연평균 2%씩 하락한 셈이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가락시장에서 배추를 취급하는 중도매인의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6년 127명이었던 배추 취급 중도매인은 지난해 76명으로 급감했다. 매년 3.6명의 중도매인이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배추 평균단가는 기상이변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시장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된 수익구조가 힘든 상황에 산지 생산면적도 2000년 56.6ha에서 2020년 30.6ha로 줄었으며 생산랑도 2000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연간으로 다져보면 생산면적은 연간 3.02%가 축소되고 생산량은 연간 2.30%가 감소하고 있다.

 

#김치 소비 동향

2000년 우리나라 국민 일인당 배추소비량은 74kg이었지만 2020년 53kg를 기록하며 매년 1.31%씩 감소하고 있다.

연간 김치소비량은 2015년 160만 톤, 2017년 205만 톤 소비 정점을 기점으로 조금씩 하락해 2019년 187만 톤을 소비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유형은 크게 변화되고 있다. 2015년 가정 내 김치소비는 외·급식 소비량과 비교해 3배정도 많았지만 그 격차가 점차 줄어 2019년 가정 내 소비가 57%, 외·급식 소비가 43%로 변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고 급 변화된 소비트렌드는 외·급식 시장을 망가뜨려 덩달아 김치소비도 급감하고 있다. 올해는 김치공장마다 재고량이 넘쳐 할인행사 등을 펼치고 있지만 공급량을 해결하기 힘든 상태다.

△올해 배추농사가 평년만큼 잘돼 품질 좋은 고랭지 배추를 만날 수 있다.
△올해 배추농사가 평년만큼 잘돼 품질 좋은 고랭지 배추를 만날 수 있다.

#국내산 배추 생산 축소 원인

국내산 배추의 생산 축소 원인으로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꼽는다. 저 출산 시대로 인구수가 줄어 김치소비 인구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소용량, 편의성, 잦은 구매빈도 등의 소비트렌드 변화로 김치소비가 줄고 있다. 여기에 김치냉장고의 확산으로 1년 내내 맛있고 신선한 김치를 보관이 용이해 김치요리 횟수가 줄었다. 또한 식생활의 서구화로 김치보다 육류 및 빵 등의 대체 식재료의 이용이 확대된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는다.

여기에 저가의 중국산 김치가 연중으로 공급되면서 식당에서 사용되는 김치가 대부분 중국산으로 변경돼 국내산 배추생산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기술의 발전으로 버려지는 배추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도 있다.

 

#저가공세 중국산 김치

가격경쟁력으로 국내 김치시장을 장악한 중국산 김치는 2008년 배추김치 원산지표시, 2012년 찌개용 김치 원산지 표시 도입으로 김치 수입을 일정부분 제동을 걸었지만 그 사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국내 배추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연간 20만 톤 이상 꾸준히 수입되고 있고 가격도 점차 낮아져 국내산 김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올해 중국산 알몸 배추 동영상 사건을 기점으로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아 수입량이 다소 주춤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산 알몸 김치 사태를 기점으로 국내산 김치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민간영역에서 홍보와 할인 행사 등으로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에 정부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등으로 인해 배추김치 시장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학교급식, 고급 식당, 가정 내 소비는 국내산으로의 전환도 두드러지고 소비량도 증가되고 있지만 일반 식당과 행사용 김치 등 대형소비처에는 여전히 중국산 김치가 활용되고 있다.

△지난 18일 수도권 날씨가 30도를 넘어선 가운데 강원도 매봉산의 기온은 14도를 기록하며 선선한 날씨를 보였다. 궂은 날씨에도 배추 출하작업은 끊임없이 진행된다.
△지난 18일 수도권 날씨가 30도를 넘어선 가운데 강원도 매봉산의 기온은 14도를 기록하며 선선한 날씨를 보였다. 궂은 날씨에도 배추 출하작업은 끊임없이 진행된다.

#다양해진 배추 소비트렌드

최근 들어 쌈배추(알배추)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00년 6,271톤에 그쳤던 쌈배추의 가락시장 반입량은 2016년 2만 4,827톤으로 약 4배정도 성장했다. 예전에는 겉면이 좋지 않았던 배추의 표면을 벗겨 만든 쌈배추가 요즘에는 전용 품종선택으로 더욱더 상품성이 좋아져 인기가 높이지고 있다.

또한 김치를 담그는 문화도 절임배추 사용과 완제품 김치 구매 빈도가 높아지고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신선배추를 구매해 김치를 담갔던 비중은 57.15%에서 2014년 30%로 줄었다. 이중 대다수는 절임배추를 이용해 김치를 담그는 형태로 변화했으며 완제품 김치를 구매하는 경향도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의 품종선택 기준 제안

김명배 대아청과 팀장은 배추를 정식할 때 밭의 형질과 특성에 따라 품종을 고려해야 하며 재배 시 기온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말한다. 또한 가급적이면 2개 이상의 품종을 선택해 가뭄과 강우 등의 기우변화에 대비한 리스크 감소를 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도매시장 및 김치 공장 등에서 선호하는 좋은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지만 본인이 재배하기 어렵다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손쉬운 품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꼬집어 말했다.

또 고랭지 배추 출하전략으로 생산면적이 약1.6ha(5,000평) 이하인 소형 면적일 경우는 농협 계통 출하나 포전거래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전했다. 또 생산면적이 1.6ha이상일 경우 본인이 직접 출하하되, 출하처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집중 출하처를 운영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도매시장 거래가격을 활용해 납품시 기준가격을 확인하고 변동가격보다 고정가격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특히 도매시장 활용시 장기거래가 유리한데 출하자 이름이 브랜드로 형성되면 중도매인 선택도 늘어나는데 이때 동일사이즈 완벽한 선별은 더욱 인기를 끌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작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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