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간척지 활용 증진으로 식량안보 강화에 적극 대응해야
[전문가기고]간척지 활용 증진으로 식량안보 강화에 적극 대응해야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1.09.1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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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이병규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이병규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치고 있는 기후위기와 더불어 지난 1년 간 코로나 19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새로운 유형의 글로벌 식량위기를 가중시켜 우리에게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 주고 있다. 2020년 정부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5.8%, 곡물자급률(사료곡물 포함)은 21%로 국내 소비 곡물의 5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속적인 식량자급률 감소의 원인은 기후변화에 의한 생산량 감소, 농업인 감소, 식생활의 서구화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 중 농경지의 지속적인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2000년에 188만 9,000ha이었던 농경지가 2020년에는 158만 1,000ha이다. 좁은 경지규모에서도 이모작 등 집약적 경지이용으로 높은 작물생산성에도 우리의 영농현실에서 매년 약 2만ha씩의 농지면적 감소는 식량자급률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감소된 농지를 대체할 수 있는 우량농지로써 간척지를 적극 활용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용 간척지는 11만 2,464ha로 전체 경지면적의 7.1%에 달하는 큰 면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간척지는 일반농지와 비교해 높은 염분과 낮은 유기물 함량 그리고 물빠짐 불량으로 벼 이외 다양한 작물 재배에 열악한 특성을 가진다. 반면에 일반 농경지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장점으로 간척지는 국내에서 대규모 기계화재배가 가능한 농지이다.

대규모 간척지에서 벼 재배를 넘어 다양한 식량작물을 안전하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간척지 기후, 환경, 토양 등에 맞는 경작지 조성, 재배가능 적합 작물선발 및 토양, 물의 과학적 관리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규모 있는 영농에 적합한 간척농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디지털 농업기술의 현장접목이 필요하다. 드론을 이용해 넓은 농지의 작물 생육 영상을 획득하고, 이를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생육 정도를 진단하고, 센싱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토양 염분, 수분 변동정보를 알 수 있다면, 간척지 재배 여건의 열악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탄소 중립 조기 실현을 위한 간척농지는 활용가치가 높다. 대규모 면적이 필요한 바이오에너지작물 및 목초지는 탄소흡수원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러한 간척지의 농업적 활용을 위해 간척지 재배 가능한 작물을 선발하고, 각 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간척지를 활용해 농업인이 소득을 향상할 수 있도록 수입 대체 및 수출 유망 작물 확대와 현장접목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 호주, 독일 등은 철저한 농지관리 정책 추진과 첨단농업기술을 활용해 식량자급률을 100% 이상 달성하고 있다. 턱없이 작은 경지규모를 가진 우리나라는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 간척지와 같은 대체 우량농지 활용과 첨단영농 과학기술 개발 및 적극 활용으로 농지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을 도모해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경쟁력 강화는 정책수립 또는 사회적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통해서 이루어 낼 수 있다. 아울러 간척지 특화 과학영농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미래 농업인재 양성은 가장 경쟁력 있는 자산이 될 것 이다. 이를 위해서는 작물생산, 농식품, 시설원예, 디지털 농업 분야의 전문가를 통한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며 식량안보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어느 시기보다 높아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수급 안전도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젊은 세대가 현재의 위기에 다시 직면하지 않도록,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국민이 그 간 우리 농업이 이룩한 숨은 공로를 치하하고 발전 잠재력을 믿어주는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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