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국감 레이더]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농해수위 국감 레이더]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10.21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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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사업구조개편 결과 재무구조 악화 등 경제사업 위기
막대한 예산 투입한 산지유통시설 애물단지 전락 개선 필요
장애인 의무고용 부실-수천억 성과급 잔치 등 도덕적해이 심각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5일 국회 본관에서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여야 농해수위 위원들은 사업구조개편 졸속 추진, 산지유통시설(APC) 만성적자, 무기질비료 독점구매 문제, 농협몰 외국산 식품 판매, 농협금융 장애인 고용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실패로 수익감소
김승남 의원 “경제사업부문 재검토 들어가야”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 명분으로 밀어붙인 사업구조개편(금융지주와 경제지주로 분리)이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결과, 경제사업부문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업구조개편(2020년까지 4조 9,592억 원 투입)을 통해 지난해에 중앙회 판매비중 목표 51%, 산지유통점유비율 62%, 경제사업물량 46조 8,000억 원, 농협중앙회 당기순이익 3조 원을 달성해 농업인 조합원과 조합의 소득증대를 목표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김 의원은 “9년 동안 경제사업 활성화 투자계획이 7차례나 변경됐고, 정부가 매년 평가하는 경제사업이행 평가점수도 지속적으로 떨어져 지난해 72.07점에 그쳤다는 것은 사업구조개편이 당초에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앙회는 경제사업 활성화 실패로 경제지주 및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입이 거의 없다. 농업지원사업비(명칭수수료)는 계열사 매출과 연동돼 단기적으로 확대가 제한적이어서 결국 9년 동안 농협중앙회의 수익구조는 악화되고 차입금만 4조 원이 늘어났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실패로 인해 농협중앙회의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중앙회의 수입 감소는 결국 고스란히 농민(조합원)과 산지(농촌)조합들의 피해로 나타날 수밖에 없어 경제사업을 다시 중앙회로 이관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지유통시설(APC) 해마다 만성적자 시달려
이원택 의원 “구조개선 작업 시급히 돌입해야”

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산지유통시설(APC)이 최근 5년 평균 1,1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해마다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이 운영하는 산지유통시설의 경우 지난해 기준 379개소로 흑자 APC 187개소, 적자 APC 192개소로 51%의 APC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적자 현황을 살펴보면, △경기 15개 중 10개 적자율 66% △강원 33개 중 15개 적자율 45% △충북 25개 중 17개 적자율 68% △충남 45개 중 19개 적자율 42% △전북 39개 중 20개 적자율 51% △전남 55개 중 23개 적자율 42% △경북 78개 중 38개 적자율 49% △경남 55개 중 31개 적자율 56% △제주 23개 중 11개 적자율 48% △광역 11개 중 8개 적자율 73% 등이다.

이에 최근 5년 APC 평균 손익을 살펴보면 △2016년 800만 원 △2017년 1,200만 원 △2018년 1억 3,900만 원 △2019년 7,000만 원 △지난해 200만 원으로 매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산지유통시설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예산을 투입해 시설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경영내실화가 이뤄지지 않고 적자에 빠진 것은 사업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APC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영위하기 위한 구조개선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기질비료 독점구매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다분
주철현 의원 “지위 악용 비료시장 교란 시키고 있어”

국내 무기질비료의 97%를 독점 구매하는 농협경제지주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해 생산원가의 절반 정도에 비료를 구매해 비료생산업체의 적자가 누적되고, 공정거래법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경제지주가 계통구매 방식으로 무기질 비료를 구매하면서 생산원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가격으로 비료를 납품받는 것에 대해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농협경제지주는 매년 가을 지역농협을 통해 이듬해 무기질 비료 구매에 대한 수요조사 후 그해 연말 국내 7개 비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저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계통구매를 통해 무기질 비료를 구매하고 있다.

특히 농협경제지주의 계통구매를 통한 무기질비료 구매는 국내 무기질비료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500억 원대 구매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농협경제지주가 비료생산업체로부터 원자재대금 등 영업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받은 후 전문회계법인 용역을 통해 원가를 자체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구매 예정가를 정하는데, 실제 구매가는 농협이 자체 산정한 생산원가의 10∼25% 낮은 가격이고, 생산업체가 자체 산정한 원가의 절반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원가이하 계통구매로 비료제조업체들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누적 적자만 2,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주 의원은 “농협경제지주는 국내 무기질 비료 구매시장의 97% 점유라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악용해 원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비료를 납품받고 있는데, 이는 비료 납품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해 비료시장을 교란하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정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료제조업체와 협의해 지적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찾고, 시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농협몰 외국산 원재료 대량 들어간 식품 판매
안병길 의원 “농민에 대한 배신행위 시정” 촉구

농협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농협몰에서 외국산 원재료가 많이 들어간 식품이 농협에서 보증하는 브랜드 제품이라고 게재돼 있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몰 내 우수농산물 인증관 페이지에 접속하면 우수 브랜드관 항목이 열리면서 농협에서 보증하는 브랜드가 나열돼 있는데, 하지만 국산 원료가 아닌 외국산 원료 사용 제품을 농협이 보증하는 먹거리 상품으로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농산물 자급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은 미국산 모짜렐라치즈스틱 제품을 오케이쿡 브랜드 대표 상품으로 농협몰에 게시해놓았으며, 심지어 해당 제품은 쌀가루인 미분까지도 외국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외국산 돼지고기가 84.49% 함유된 소시지를 포함해 옥수수전분까지도 외국산을 사용한 ‘오케이쿡 크리스피 핫도그’ 제품도 같은 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미국산 밀과 중국산 메밀가루를 사용한 냉면 제품도 농협몰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안 의원은 “외국산으로 도배된 식품을 농협이 만들고 농협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우수 브랜드라고 하니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라며 “농협이 포장지만 한글인 외국산 식품을 미사여구로 위장해 판매하는 것은 농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농촌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농협은행 장애인 의무고용 실적 매우 낮아
이만희 의원 “사회적 약자 정책적 배려해야” 

농협은행을 비롯한 농협의 주요 금융 계열사들이 장애인 의무고용 실적을 갖추지 못해 최근 5년간 납부한 고용분담금이 176억 원에 이르며, 이중 농협은행이 가장 많은 122억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농협의 주요 경제 및 금융 계열사들이 최근 5년간 단 한해도 빠짐없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장애인 의무고용율은 국가 및 공공기관은 3.4%, 민간기업은 3.1%인데, 농협중앙회 고용율은 지난 2019년 2.8%에서 2020년 2.7%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그보다 더욱 하락한 2.53%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농협금융지주도 마찬가지인데 지난 2019년 4.23%에서 2020년 2.0%, 올해는 1.85%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범농협 그룹 중에서도 연봉이 가장 높고 근무여건이 좋아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농협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계열사(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농협생명, NH손해보험)에서 유독 이에 지난 5년간 주요 금융 계열사들의 미이행 분담을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122억 원, 투자증권이 29억 원, 14억 원, 손해보험이 8억 8,000만 원 순이다. 

이 의원은 “장애인 의무고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평가하는 주요한 기준점”이라고 지적하며, “농협이 진정한 국민 기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정책적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며, 분담금이 아닌 좋은 일자리로서 더 많은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옵티머스 부실 판매 주범 NH투자증권 성과급 잔치
윤재갑 의원 “용납할 국민 없어…도덕적해이 도 넘어”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옵티머스 부실 판매 주범인 NH투자증권이 주식 호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으로 임직원들에게 수천억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의 전체 판매액의 84%인 4,327억 원을 판매해 총 871명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혔는데 펀드 판매를 시작한 2019년부터 지금까지 임직원 성과급으로 총 3,690억 원을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윤 의원은 “NH투자증권의 올해 순수익은 전년보다 1,015억 원이 증가했지만 이는 직원들의 노력에 의한 투자 실적향상이 아닌 주식투자 열풍으로 인한 수수료와 이자수익 증가 등 외부요인 때문”이라며 “옵티머스 펀드의 대부분을 판매한 NH투자증권이 3년간 임직원에게 3,700억 원이 넘는 성과급 잔치를 했다고 하면 과연 이를 용납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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