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도축장 폐업 일방통행…경북 양돈농가 아스팔트로
김천도축장 폐업 일방통행…경북 양돈농가 아스팔트로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1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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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푸드, 올해 말 운영 종료 방침경북 양돈농가 상경 투쟁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김천도축장 폐쇄를 둘러싼 롯데푸드와 경북 양돈농가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롯데푸드와 롯데그룹 본사 앞에서 김천 도축장 폐업 철회 생존권 쟁취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며 김천도축장 폐쇄 철회를 요구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부터다.

대한한돈협회는 경북지역 양돈농가들과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진행, 경제성만을 내세워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 하는 대기업의 횡포로 인해 수십 년 간 상생해온 양돈농가들이 하루아침에 출하처를 잃고지역경제 기반마저 무너지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김천 도축장 폐쇄는 자사 이념인 사회 모범적 성장 및 가치창출’ 에 걸맞지 않다며 지적했다.

이날 한돈협회는 우선적으로 도축장 폐쇄의 2년 유예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롯데푸드 측의 식육사업 청산이 낮은 수익성과 함께 수직계열화 된 축산전문기업과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은 이해하나 ASF가 안정되고 김천도축장에 출하해온 양돈농가들의 출하처 변경이 완료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달라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이밖에도 부득이 김천도축장 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타기업 임대나 매각을 통해 경북 한돈산업의 기반 유지 및 지속적인 상생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천도축장에 출하하는 양돈 농가 안창렬 씨는 지속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한 공생 관계를 형성해온 농가와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도축장을 폐업한다는 소식에 세상이 무너지는 심정이고 너무나 막막할 따름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며 소비가 침체돼 농가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김천도축장마저 대책 없이 폐업한다면 농가들은 출하처를 잃을 뿐만 아니라 출하지연 등으로 품질 저하까지 발생한다. 김천 도축장의 위상과 비중이 막대한 만큼 지역경제를 내팽겨치고 김천 도축장을 폐업한다면 경북 양돈산업이 흔들릴 위기에 처해질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또 다른 경북지역 양돈농가는 육가공업체를 찾으려고 해도 김천도축장이 처리하던 물량이 많다보니 영세한 도축장들이 해결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기업의 논리로는 사업적인 부분에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다보니 사업을 접겠다는 것은 이해한다. 다만 생산만 하는 농가들이 갑작스럽게 잃어버린 출하처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조금만 기한을 유예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지역 한돈농가 대표로 참석한 한돈협회 정태주 이사는 "도축장 및 육가공장은 대한민국 농축산업소득의 40%를 차지하는 축산업의 바탕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 롯데 김천 도축장·육가공장이 작업을 멈출 시 경북지역 경제 타격과 손실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푸드는 이와 같은 농가들의 외침에 농가 판로 개척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란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며 폐업에 대한 입장을 고수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낮은 수익성으로 운영돼 왔으며 근본적으로 사료-양돈-식육(유통)으로 수직 계열화 된 주요 축산전문기업과 비교해 도축장·판매만 운영

하면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식육사업 중단 이후 해당 공장에 미래성장사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투자를 검토 중에 있다김천공장을 HMR·육가공 사업의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현재 식육 부지 활용방안을 포함한 투자 검토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식육사업은 중단되지만 국내 농가로부터 수매하고 있는 원료용 돈육의 경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수매를 할 계획임을 밝혔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남은 기간 동안 식육사업의 실적보다는 기존 거래 농가의 수요처 확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농가의 판로개척에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농장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여러분들의 모든 입장을 헤아려 줄 수 없다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이미 김천공장에 930억 원의 투자가 이뤄진데 이어 추가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예정인 만큼 향후 투자계획 등을 차질 없이 수행해 지역 경제와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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