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민 총궐기대회 현장 화보] 여의도 수놓은 농민 ‘적폐농정타도’ 불만 폭주
[전국 농민 총궐기대회 현장 화보] 여의도 수놓은 농민 ‘적폐농정타도’ 불만 폭주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11.18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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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농민 국가 정책에서 소멸” 최악 농정 비판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전국의 농민들이 새벽이슬을 맞고 여의도에 모였다. '적폐농정타도'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구호를 외치는 농민들의 눈은 충혈돼 있었고 격앙돼 있었다. 농기계까지 동원한 농민들은 여의도 일대를 쩌렁쩌렁한 구호로 가득 채웠다.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시위 현장 곳곳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이 폈다. 대부분 현 정부의 농정에 대해 불만 일색이다. 수입 농산물에 대한 대응부터 농산물 수급조절 등 일방통행식 행정에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목에 핏대는 올라갔다.

불만도 가지각색. 정권이 바뀌어도 농정은 달라지지 않는다거나 농식품부 장관이 탁상행정을 일삼는다는 식이다. 시위 현장에서는 농업을 단순한 수치로만 재단하는 정부의 모습에 실망감을 표출하거나 통행을 제지하는 경찰과 대거리를 하는 농민들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본 행사가 시작되자 농민들의 뜨거운 열기가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타올랐다. 진행자의 구호에 맞춰 새빨간 글씨로 인쇄된 적폐 농정이라는 네 글자가 바람에 나부꼈다. 정의당 등 정치권 인사들도 시위 현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농업계 주요 리더들이 소개되자 시위 현장은 더욱 불타올랐다.

박흥식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단상에 올라 농업과 먹거리를 상품으로 인식하는 정부에 대해 천박한 신자유주의를 일삼는 조직으로 폄하하자 엄청난 함성이 시위 현장을 달궜다.

방역수칙에 따라 499명으로 제한된 경찰 펜스는 여의도 일대 곳곳에 설치돼 있었고, 시위 열기가 고조될수록 시위 인원도 늘어 어느덧 총 4,000여 명이 운집하는 대형 시위로 화력이 더해졌다.

주요 농업 리더들의 절절한 절규에 시위 현장은 엄숙해지기도 하고 때론 축제의 현장처럼 함성에 휩싸이기도 했다. 몇몇 농민들은 형틀을 뒤집어쓰고 정부 비판에 목소리를 보탰다. 경찰과 몸싸움을 하거나 격해진 농민들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시위가 막바지에 이르자 꽃상여가 등장했다. 개방농정, 신자유주의 팻말을 부착한 채 농민들에게 둘러매진 꽃상여는 풍물패와 함께 여의도 공원과 은행로 일대를 헤집었다. 농민가를 부르며 풍물패를 따르는 농민들은 정부의 주요 정책에서 소외된 농업·농촌의 서글픔을 거리에 발산했다.

수천 명이 운집한 농민 총궐기 대회는 2시간이 넘도록 계속됐으며, 집회가 끝나고도 울분을 삭이지 못한 몇몇 농민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농민은 “현장과 괴리된 농정은 농촌 소멸을 불러올 뿐”이라면서 “농업 분야만큼은 이번 정부의 최악의 실책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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