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낮은 돼지고기 이력제, 간소화해야”
“실효성 낮은 돼지고기 이력제, 간소화해야”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12.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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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처리협, 돼지고기 이력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개최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최근 돼지고기 이력제 시행으로 인한 도축장들의 막대한 비용 투입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도의 실효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돼지고기 이력제를 활용성 있게 개선하기 위해 이력번호 표시를 외국처럼 간소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축산물처리협회는 지난달 30일 경기 분당에 위치한 협회 대회의실에서 지인배 동국대 교수가 수행한 돼지고기 이력제 현황조사 분석 및 문제개선방안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진행했다.

지인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돼지이력제로 도축장들이 추가 부담하는 비용은 지난해 총 도축마릿수 1,8329,959두를 기준으로 161억 원에 달하는 것.이는 축산물처리협회가 도축 및 가공과 판매단계에서의 비용을 자체 산출한 162억 원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이어 본 취지인 이동경로의 역추적을 통한 안전성 확보에 대해서도 현장에서의 실용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지인배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축장에서 유통과정이나 소비자 클레임이 발생한 경우 원인을 추적하는 등의 이력번호의 활용 경험은 평균 3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이력번호 활용 경험과 관련한 설문에서 위생문제 발생 시 원인을 추적했다는 응답은 26.3%로 집계됐고, ‘소비자 클레임 발생 시 원인 추적28.9%, ‘가축개량을 위한 이용'18.4%,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이력추적21.1%에 그쳤다.이에 지인배 교수는 실효성이 낮은 이력제 시행으로 도축장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은 만만치 않은데다 이력번호 표시기의 잦은 고장으로 작업에 지장이 생기면서 도축장들의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돼지고기 이력제의 개선방안과 관련해 20자리가 넘는 돼지도체 이력번호 표시를 간소화해 긴 숫자 표기로 인한 잦은 고장과 잉크 낭비를 줄이고, 돈피 상품성 저하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인배 교수는 가축 및 축산물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도축번호를 해당 도체에 표시하거나 도축 후 식육포장처리업체로 도체가 이동될 경우 임의의 도축번호를 표시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재정비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날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도축장 관계자들은 돼지고기 이력제와 관련해 도축장들의 경영 부담이 높은 반면, 개선방안은 다소 미흡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명규 축산물처리협회장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1년 예산에서 돼지이력제를 위한 도축장들의 비용지원은 25,000만 원에 불과해 실제 수요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서 돼지이력제도가 최초 도입된 후 7년이 흐르면서 기기 교체가 필요한 도축장들까지 생기고 있는 만큼 돼지이력제 운영을 위한 예산은 반드시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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