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백기’ 들어…쌀 20만 톤 시장 격리한다
정부 ‘백기’ 들어…쌀 20만 톤 시장 격리한다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12.2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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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쌀 시장안정 방안 논의 결과 격리 ‘합의’
농민단체 “환영한다…남은 격리도 조속히 추진”
여당의원들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 시킬 것”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정부가 농민단체와 여야 국회의원들의 전방위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쌀 20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국회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회의실에서 28일 ‘2021년산 쌀 시장격리’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쌀 시장안정을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박완주 정책위의장 등 10명의 의원들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격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2021년산 쌀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쌀 시장안정을 위해 우선 20만 톤을 시장격리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올해 쌀 생산량이 388만 2,000톤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해 수급 상 26만 8,000톤 과잉이고, 이로 인해 올해 수확기 초부터 산지쌀값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12월에 접어들어 산지쌀값 하락 폭이 확대됐고, 이에 당정은 쌀 시장안정을 위해 2021년산 쌀 시장격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구체적인 협의 결과를 보면 정부는 신곡 수요량을 초과하는 생산량 중 27만 톤 중 20만 톤을 빠른 시일 내에 시장 격리키로 했다.

또 잔여 물량(7만 톤)은 추후 시장 상황, 민간 재고 등 여건에 따라 추가 시장격리 시기 등을 결정하고, 농식품부는는 이해관계자 협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 세부 매입계획을 공고키로 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쌀 수급과잉이 반복되지 않도록 생산자단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벼 재배면적 조정방안 등 2022년산 쌀 적정 생산 대책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농민단체와 시민단체, 국회의원들은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20만 톤 이외의 물량도 조속히 격리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1차분 이외 7만 톤에 대해서도 양곡년도 2분기가 넘기 전에 시장격리 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시장상황에 따라’라는 문구가 마치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족쇄가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하며, “특히 의원들이 입법 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돼 법에 명시된 조건이 맞으면 정부가 자의적 판단을 하지 않고 격리와 방출을 의무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식품부가 양곡법 개정안 국회통과에 협조해주길 요구한다”고 피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서에서 “식생활 문화의 변화 등 과거에 비해 쌀 등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농업과 쌀은 식량안보의 핵심이다. 그 가격의 적정한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지적하는 농민·농업단체의 ‘절규’를 애써 외면해 온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의 대응 또한 강력하게 규탄하며, 향후에는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즉각 나설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쌀값 하락으로 걱정했던 농업인 여러분에게 연말 선물을 드리게 돼 매우 기쁘다”며 “반복되는 수급 과잉을 방지할 쌀 적정 생산 방안을 마련하고, 함께 거세지는 개방 압력에 맞서 농가당 재배면적 규모화 등 국산 쌀의 경쟁력 강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서삼석 의원도 “선제조치 물량인 20만 톤 뿐 아니라 남은 7만 톤에 대해서도 조속히 시장격리를 시행해야 한다”며 “무기와 비견되는 식량자급의 문제에서도 그 중대성이 매우 큰 쌀 문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전향적인 인식전환의 과제를 남겨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재 쌀 생산량이 일정수준 증가하거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의무적으로 정부가 시장 격리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국내 식량자급 기반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은 “늦었지만 당정이 연내에 농업인 여러분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게 돼 다행이다. 우선 20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하고 쌀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 추가적인 하락세가 나타날 경우 즉각 추가 시장격리를 시행해 농업인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원택 의원도 “쌀 초과 생산량 전량 수매가 안 돼 아쉽지만 신속한 쌀 시장격리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어렵게 이뤄 놓은 쌀값 회복 성과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우리 농민들이 근심·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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