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축산분사’ 농협판매사업 롤 모델로 우뚝
‘안심축산분사’ 농협판매사업 롤 모델로 우뚝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2.08.03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속성장 비결…인프라·유통채널 외부와 협력주요

안심축산의 성장세가 무섭다.
군납과 학교급식사업 등 별다른 사업모델을 찾지 못해 유명무실했던 농협중앙회 축산물판매분사가 안심브랜드 런칭 이후 어느새 올해 매출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주요 상장 축산물계열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을 살펴보면 하림이 7144억원, 마니커가 3797억, 동우가 2186억원, 선진이 3547억원, 팜스코가 5355억원 정도로 본격적인 사업시작 4년차를 맞이하는 안심축산의 사업 성장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 축산물 가공과 유통을 주도했던 목우촌도 수년째 매출 5000억원대에서 사업물량이 정체되면서 축산물유통의 주도권을 농협안심축산분사로 넘겨주는 분위기다.
농협중앙회 안심축산분사의 눈부실 정도의 변화에는 지금까지 농협계통조직과 축산계열화업체들이 추구하던 사업방식을 탈피 즉 발상의 전환이 주요했다.


안심축산과 축산수직계열화사업 무엇이 다른가?

1990년 이후 우리 축산업계는 축산업의 수직적 모델을 추구해왔다.
LPC사업, 닭·돼지수직계열화사업, 축산물브랜드 사업 등은 모두 계열주체나 사업주체가 농가들로부터 가축 등을 매입해 가공을 통한 상품화 및 유통까지 모두 담당하는 방식이다.
농장, 도축, 유통이 분리돼 움직이던 축산업을 하나의 주체가 모두 함으로써 경영효율을 높이고 거래비용을 줄여 나간다면 축산물 시장 개방에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소·돼지 계열화 모델인 LPC사업의 경우 국내 영업 중인 LPC 모두가 서너 차례 주인이 바뀔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고 양돈부분 수직계열화사업은 20년이 넘었지만 25%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닭 수직계열화는 90%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지만 농가들과 끊이지 않는 갈등을 겪으며 성공한 사업이라 치켜세우기엔 부족한 모습도 있다.
농축협이 중심이 된 브랜드사업의 경우 중소브랜드의 난립 속에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신용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금으로 연명하며 정부가 생각했던 대형패커 형태의 브랜드 경영체 탄생은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광역단위 브랜드 등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적자탈피는 요원한 상황이다.
LPC사업과 축산물브랜드 사업이 정착하지 못한 데는 마진이 박한 축산물유통사업을 추진하면서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이 드는 대규모 고정투자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유통망을 배제하고 새로운 유통망을 만들어가다 보니 여러 비용을 경영주체가 지면서 유통비용까지 과다하게 발생하고 대형 고정투자로 인해 수지를 맞추기도 힘든 상황인지라 기존유통망을 압도할 수도 없어 농협 계통의 축산물 유통 사업은 일반화되기 어려운 모델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안심축산은 생산부터 도축까지의 단계는 조합원과 회원조합이 전담하고 안심축산분사는 도매사업에만 집중하는 사업모델로 철저한 분업화를 추구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냈다.
지금까지 농축협의 브랜드사업 등이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고 각 분야마다 엄청난 고정투자와 인력을 운영해야 하다보니 힘과 자본의 분산으로 사업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안심축산은 육가공과 도매유통부분에만 집중, 사업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려갈 수 있었다.


투자 보다는 이용

국내 축산계열화사업 그리고 농협계통의 축산물 유통 사업은 축산물 유통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방식이 대세였다.
육계수직계열화사업, 오리수직계열화사업은 1경영주체가 최소 1개 이상의 도축시설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 축산물브랜드를 갖고 있는 축협 등 브랜드 경영체 대부분이 도축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육가공공장 정도는 1개소 이상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축시설이나 육가공시설이 부족하다면 자사 소유의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국내 도축 및 육가공 시설 가동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과잉인 상황에서 안심축산분사는 인프라 확보 욕심을 버리고 농협 및 농협계통조직, 농가들이 이미 확보한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을 전개하면서 고정투자에서 오는 리스크는 물론 인프라 가동에 따른 각종 비용 등의 관리비를 줄일 수 있어 사업 확장에 최대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기존 유통업계와 상생 연대

농협안심축산분사의 성공 포인트 두 번째는 소비자 접점의 소매유통까지 농협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존 도매업계와의 연대를 통해 손쉽게 유통채널을 확보했다는데 있다.
이미 수백 개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전문유통업체와 손잡고 조합원들이 생산한 축산물을 유통시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까지 농협브랜드 축산물이 판매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농협 브랜드의 축산물은 학교급식이나 농협계통 하나로마트 정도에서나 판매 됐을 뿐 대형소매유통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았고, 재래시장과 같은 전통적인 유통채널에서의 구입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과감한 기존유통업체와의 협력은 농협 브랜드의 축산물이 하나로마트와 같은 농협계통매장을 넘어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소매유통, 재래시장의 식육점, 외식업소까지 구석구석 유통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농협농업경제 부문에서 최근 동네슈퍼마켓에 우리 농산물 공급이라는 유통차별화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지만 농협안심축산분사는 이 같은 사업을 4년 전 실행에 옮겨 성공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