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료 수입 쿼터 늘렸지만 ‘효과 제한적’
조사료 수입 쿼터 늘렸지만 ‘효과 제한적’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2.08.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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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악 가뭄 조사료 수입 쉽지 않을 것

미국 브라질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자 정부가 물가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축산업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수입건초 쿼터 증량을 승인했지만 조사료 가격안정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80만톤이었던 수입건초 쿼터를 100만톤까지 확대키로 했지만 건초 주요 수출국인 미국 내 극심한 가뭄으로 조사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입건초 미국의존도는 약 80%대로 절대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는 현지시각 8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가 가뭄 지원대책을 발표했는데 가뭄으로 조사료 확보가 쉽지 않은 축산농가를 위해 380만 에이커의 목초지를 새롭게 제공해 건초수확과 방목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축산업계 특히 조사료 이용을 하는 축우부분은 가뭄에 목초지 상당수가 훼손되면서 긴급 출하하는 농가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하반기 사육두수 감소에 따른 축산물 가격 폭등이 예고되고 있다.
결국 우리 축산업계의 요구에 따라 수입조사료 쿼터 증량에 정부가 나섰지만 미국 가뭄 여파로 수입건초 확보도 쉽지 않고 설사 확보된다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낮은 가격에 수입조사료를 수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현재 수입건초가격은 전년 말 대비 약 10% 정도 가격이 상승한 상황이다.
축산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조사료 쿼터 증량과 쿼터 운용을 탄력적으로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국내산 조사료 수요가 줄 것을 우려해 허가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벼 재배 면적 감소로 국내산 조사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볏짚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 올 상반기 쿼터를 조기 집행하며 조사료 가격 안정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국내 축우업계가 2008년 이후 생산비 절감차원에서 배합사료 위주 사양에서 조사료 중심으로 사양체계를 점차 전환하고 낙농업계에 이어 한육우 농가들도 TMR사료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건초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국내산 조사료 중 볏짚을 제외한 조사료는 하계 옥수수 사일리지, 동계작물인 호밀이나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을 활용한 사일리지로 습사료다 보니 TMR 제조시 수분조절을 위한 건초 확보는 TMR 사료 품질을 좌우하게 됐다.
하지만 국내산 건초인 볏짚의 수확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다 수입건초마저 매년 쿼터를 동결 또는 축소하면서 한정된 쿼터 내에서 건초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말았고 조사료를 직접수입하지 못하는 자가TMR 제조 농가들을 중심으로 건초를 구매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어쨌거나 뒤 늦게라도 정부가 수입조사료 쿼터를 증량했으니 다행이나 이제 앞으로는 미국내 가뭄상황에 따라 조사료 수입 가격 그리고 수입 가능한 물량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 조차 방목용 초지가 부족하고 수확할 건초가 가뭄의 영향으로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조사료 수입쿼터 증량이라는 카드를 빼 들었지만 유효한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4대강 하천부지에 조사료 재배가 허가되면 이번에 증량한 조사료 쿼터의 절반가량은 국내산 조사료로 대치될 수 있다”며 “유휴지 활용을 통한 조사료재배에 범정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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